“시청자 기만” 영숙에 응답 없는 ‘나는 솔로’, 책임의식 실종[TV와치]

이해정 2022. 12. 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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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나는 솔로' 11기 영숙(가명)이 최종 커플이 된 상철(가명)과 여자 문제로 결별했다고 폭로하자 결국 상철이 이를 인정했다.

상철, 영숙은 ENA PLAY, SBS Plus ‘나는 SOLO' 11기 특집에 출연했고 상철은 첫인상 투표부터 영숙에게 직진하며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이후 영숙 역시 상철에게 빠져들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기대하게 만드는 최종 커플이 됐으나 실제 연인이 되진 못한 채 결별했다.

방송 이후 영숙은 한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상철님 개인적으로 전 여자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방송에 나와 여자를 만날 상황이 아니라 판단했고 그걸로 피해 보기 싫어 끝냈고 그 이유는 상대방을 위해 굳이 공개적인 말을 안 하고 있을 뿐"이라며 "몇 달간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갈등을 언급했다. 상철이 방송 직전 전 여자친구와 파혼했으며, 연애 흔적도 남아있었다는 것.

이후 상철은 "모든 관계가 정리된 채 촬영에 임했다"고 반박했으나 이후 영숙이 당시 교제 중이던 상철이 소개팅 어플을 사용하고, 다른 여성들과 실제로 소개팅을 했다는 증거를 공개하자 '파혼 후 연애 프로그램 출연'이던 논점은 곧 상철 개인의 행실 문제로 옮겨갔다. 상철은 결국 "누군가를 만날 때 깨끗이 정리하고 만나지 못한 점", "영숙과 함께 휴대폰을 보던 중 소개팅 어플 알림이 울린 점" 등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마지막 회까지만 하더라도 현숙-영호, 순자-영철, 영숙-상철 등 세 커플이 탄생하며 '나는 솔로' 입지를 다시금 증명했던 11기는 그렇게 상철의 과거사와 양다리 의혹으로 물든 채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하게 됐다.

하지만 이대로 영숙과 상철은 무대에서 내려온다 하더라도 12기를 위해 다시 무대를 준비하고 다듬는 제작진조차 뒷수습에 안일해도 되는 걸까.

영숙은 상철에 관한 폭로를 하면서 "전 시청자 기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작진 답변은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답변할 수 없다'(였다)"고 제작진 반응을 언급했다. '나는 솔로'는 결혼을 목표로 출연하는 방송이고, 결혼에 있어 상대의 파혼 이력은 민감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연인 사이에서도 과거나 동거 경험 등이 문제가 되기 일쑤인데 당장 몇 달 전까지 청첩장을 돌렸던 입장이라고 하면 어느 누구라도 조금은 조심스러워지는 게 당연하다. 제작진이 미리 이러한 정보를 알았다면 다른 출연자는 아니더라도 초반부터 확실한 러브라인을 형성한 영숙에게는 귀띔이라도 해줬어야 하는 이유다. 설마 상철의 편지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영숙을 두고 이를 비밀에 부쳤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 가혹함이다.

영숙의 상처가 채 잊히기 전에 '나는 솔로'는 언제나처럼 12기 새로운 출연자들을 무대로 올려 방송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이번 기수는 모태솔로 특집이다. 'N년째 연애를 못한 완벽녀', '연애가 서툰 빌런'의 등장 덕에 제작진의 영숙-상철 공방 책임론은 점차 가라앉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작진의 도의적 책임까지 흐려지는 건 아니다.

지난 7월 ENA플레이·SBS플러스 예능 '나는 솔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규홍 PD는 거듭되는 출연자 논란에 대해 "우리 프로그램의 숙명인 것 같다"며 "(출연자 검증은) 사전 미팅 때부터 신경을 쓰고,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고 있다. 제작진의 감을 믿되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삼중으로 체크" 하고도 영숙이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냈다는 상철의 청첩장을 발견하지 못했고, 영숙이 이를 폭로한 뒤에도 "프로그램의 숙명"으로 덮어버린 제작진이 생각하는 책임 의식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고작 100만원의 출연료에 A/S도 못 받는 상처까지 주니 앞으로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무슨 수로 '나는 솔로'를 믿고 솔로 나라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사진=ENA PLAY, SBS Plus ‘나는 SOLO')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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