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700개 면적 ‘꿀벌 먹이 숲’ 조성…꿀벌 대량 실종 막을 수 있을까?

윤희일 기자 2022. 12. 27. 09: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밀원수인 아까시나무의 꽃.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충남도가 축구장 4700개 면적의 대규모 ‘꿀벌 먹이 숲(밀원숲)’을 조성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꿀벌의 대량 폐사·실종 사태를 막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충남도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3379만9000㎡의 밀원숲을 조성하고 여기에 800만 그루가 넘는 밀원수를 심었다고 27일 밝혔다. 밀원수는 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를 말한다. 충남도가 조성한 밀원숲의 규모는 축구장(7140㎡) 4733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애초 목표로 했던 2579만㎡보다 31% 큰 규모다.

충남도 관계자는 “기후변화 속에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꿀벌 대량 실종 사태의 해결책 중 하나를 선제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조성된 밀원숲의 면적을 시·군별로 보면 금산이 609만6000㎡로 가장 넓고, 공주(387만2000㎡)와 논산(294만6000㎡), 부여(277만9000㎡), 청양(251만800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새로 조성한 밀원수의 수종별 면적은 백합나무 1212만㎡(338만4500그루), 헛개나무 802만4000㎡(228만 6900그루), 옻나무499만 3000㎡(87만 4400그루), 밤나무 190만7000㎡(8만5900그루) 등이다. 이밖에 아까시나무, 쉬나무, 음나무 등도 심었다.

백합나무로 조성된 밀원숲. 충청남도 제공

충남도 관계자는 “밀원숲 조성 사업은 밀원 감소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양봉농가를 지원하면서 꿀벌에 의한 화분 매개 등 자연생태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충남도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2905만㎡의 밀원숲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도는 보다 다양한 종류의 밀원수를 심고, 마을 공한지 등 유휴 토지를 활용해 밀원수림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또 밀원수의 꽃이 주로 봄에 피는 점을 고려해 7~8월에 꽃이 피면서도 꿀의 양이 많은 쉬나무 등 새로운 수종도 적극적으로 심기로 했다.

충남지역의 양봉농가 수는 2020년 기준 2400가구로 전국 2만7400가구의 9.1% 수준이다. 사육 양봉군수는 26만 8000군으로 전국 267만 9000군의 10%를 차지한다. 2020년의 꿀 생산량은 1만t(생산액 208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충남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꿀벌의 대량 폐사·실종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내 양봉농가에서 올해도 꿀벌의 폐사·실종이 이어지고 있어 현재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꿀벌은 전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인간에게 연간 5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가 흔들린다고 본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꿀벌 집단 폐사·실종의 원인으로는 낭충봉아부패병 등 병해충, 이상기후, 농약 사용, 대기오염, 밀원수 감소 등이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밀원숲 확대, 변화한 환경에 강한 꿀벌 품종 개발, 도시 양봉 육성 등이 꼽힌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