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기기’ 적자 → 흑자 전환… 팬데믹 딛고 세계로 난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정철순 기자 2022. 12. 27. 09: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국산의료기기 수출 확대 팔걷는 식약처

팬데믹 이후 세계시장 급속성장

2028년 6579억달러 규모 전망

아시아·중동 등 신흥시장 타깃

차별화된 틈새 시장 적극 공략

“방사선·레이저 포함 우수기술

대체불가 브랜드파워 만들어야”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세계 경제 환경이 변화한 가운데 의료기기 분야에서 한국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등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도전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수출주도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 의료기기 수출은 2019년 4조3000억 원대에서 2020년 7조8300억 원, 2021년은 9조8700억 원으로 코로나19 기간 중 2배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26.4% 증가한 약 5조3209억 원으로 전체 의료기기 수출 실적 중 53.9%를 차지할 정도였다. 정부가 의료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의료기기의 성장세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의료시장 환경과 한국의 대응은 = 코로나19 사태 이후 질병의 예방·진단과 일상 속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날로 확대돼 2021년 4553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6579억 달러로 5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 국민들이 의료 비용 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등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산업 또한 이런 수요를 예측하고 생활 속 질병 예방·건강관리는 물론 새로운 방식의 의료기기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여파로 국내 업체 중 ‘뉴아인’(130억 원)과 ‘에스알파테라퓨틱스’(100억 원), ‘라이프시맨틱스’(90억 원) 등 신규 유망 분야 스타트업 또한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의료기기 무역수지는 3조2758억 원 흑자로, 수출은 수입의 1.6배 규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의 세계적 수요 증가 등 변화하는 의료기기 환경에 대응하고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변경허가 네거티브 규제 도입 △의료기기 맞춤형 신속 분류제도 도입 등 선제적 규제 혁신 △‘국제 의료기기 규제당국자 포럼(IMDRF)’ 활동을 비롯한 국제조화 수준 제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는 K-의료기기의 글로벌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체계적인 수출 지원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국내 의료기기 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제품의 해외 진출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고 아시아·중동 및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거점 국가로 지정하는 등 전략적 행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K-의료기기를 적극 홍보할 수 있는 로고, 영상 등을 통해 K-의료기기의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수출 및 해외 허가·인증 대응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 역량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신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등 국내 강점 분야가 적용된 대체 불가능한 K-의료기기를 육성·지원해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규 수요(New Demand)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의료기기의 도전과 과제는 = 한국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입증됐지만, 중소업체가 다수인 국내 의료기기업계의 해외 진출 및 수출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한국의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은 생산액 중 약 80% 이상을 수출로 하는 수출의존형 체제인데, 수출 1억 달러 이상 업체는 지난해 기준 10개에 불과하다. 100만 달러 미만 스타트업·중소규모 업체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등 해외 규정이 강화되는 추세로 국가별 허가·인증체계가 상이해 해외 수출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의 의료기기는 정밀 수술 및 진단을 위한 방사선·레이저기기, 체외진단기기 등에서 보듯 개발 역량은 매우 우수하다”면서도 “업체 대다수가 중소 의료기기업체로 글로벌 인지도가 부족하고 글로벌 의료기기 인력 또한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령화 진입 및 건강관리 확대로 디지털의료기기 등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존슨앤드존슨과 지멘스, GE 등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고 진입 장벽도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규제와 인지도 등에서 넘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식약처는 스타트업·중소업체가 유니콘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인지도 제고를 위한 정부 주도 인증 등 브랜드화를 강화하고 글로벌 수출 및 해외 허가·인증 대응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 역량을 지원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의 규제 역량을 바탕으로 유망 제품의 신속한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타기팅 해 글로벌 기업 제품과 차별된 틈새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아시아·중동 등 신흥 시장 국가들의 규제당국자 간 규제 협력을 강화해 기업들의 진출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 식약처, IMDRF 의장국 활동… AI의료기기 가이드라인 제정 주도

디지털헬스·체외진단기기 등

주요국가 협력채널 마련 주력

국내기업 진출 물밑작업 활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국제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규제 혁신과 국제기준 선도 및 국제조화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 수출 전략과 관련, 정부의 강한 수출 지원 의지와 ‘국제 의료기기 규제당국자 포럼(IMDRF)’ 의장국 활동 등 글로벌 수준의 의료기기 규제 역량을 강점으로 꼽았다. 의료기기 수출에선 국제 분야 정책 수립과 가이드라인 제정이 큰 역할을 하는데, 식약처는 지난해 IMDRF 의장국으로서 국제 의료기기 정책 수립을 주도하고 IMDRF 국제 가이드라인 제·개정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실무그룹을 이끌며 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식약처는 AI 의료기기 실무그룹 중장기 계획(안)을 마련해 지난 6월부터 약 4개월 동안 회원국 의견(33건)을 수렴했고, 11월 의료기기 실무그룹 정례 회의를 통해 해당 계획안이 국제 공통 가이드라인으로 IMDRF에서 공식 승인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IMDRF는 의료기기 사전·사후 전 주기에 대한 국제 규제 조화·단일화를 촉진하기 위해 구성된 미국 유럽 등 11개국 규제당국자 간 협의체다. AI 의료기기 실무그룹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 13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3개 단체로 구성된다. 식약처는 주요 국가 간 양자회의 개최로 국내 규제 홍보 및 규제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IMDRF 주요 국가 간 디지털헬스·체외진단의료기기 분야 양자 협력 채널을 마련했다.

정부는 의료기기의 국제조화를 통해 디지털헬스·체외진단의료기기 등 국내 강점 분야들의 해외 진출 규제 장벽이 완화되고 수출 증가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 규제 수준에 조화된 국내 의료기기 품질 관리를 통해 국산 의료기기의 국제 경쟁력 및 신뢰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의료기기 규제 혁신을 위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변경허가 네거티브 규제 도입 △의료기기 맞춤형 신속 분류제도 도입 △체외진단의료기기 신속 제품화 지원을 위한 제출서류 간소화 등을 추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