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군 공격으로 한겨울에 전기 끊긴 우크라인 900만명”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집요한 공격으로 한겨울에 전기 없이 생활하는 우크라이나인이 900만명에 이른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심야 연설에서 “오늘 저녁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거의 900만명은 전기가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총인구가 약 4100만명임을 고려한다면 국민의 4분의 1가량이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복구가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일부 지역에 크리스마스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면서도 “전력 부족이 계속되고 정전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력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러시아가 연내에 대규모 공격을 또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 올해 마지막 날 러시아군이 순항미사일 등을 사용해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할루셴코 장관은 “러시아는 에너지망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저들은 아마 공격 날짜를 정했을 텐데 새해 첫날이 그 날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의 새해 기념행사를 망치기 위해 올해 마지막 날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최대 격전지가 된 동부 도네츠크주 소도시 바흐무트의 전황에 대해선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라 전했다. 그는 “점령군(러시아군)은 어떤 형태로든 전진하겠다면서 보유한 모든 자원을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가진 자원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흐무트, 크레민나 등 다른 돈바스 지역은 최대한의 힘과 집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국민의 응원을 호소했다.
바흐무트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다. 이곳을 확보하면 우크라이나 동부와 러시아를 잇는 보급선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동안 수세에 몰렸던 러시아군은 이곳에 반격을 집중하며 반전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밀리지 않으려고 이 지역에 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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