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연출 · 87세 주연… 두 대배우의 ‘꺾이지 않는 열정’

박세희 기자 2022. 12.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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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을 앞둔 대배우의 열정은 그 자체로 숭고하다.

이순재(88)와 신구(87). 두 명의 원로배우가 올 연말 각각 뜻깊은 연극을 선보인다.

불과 지난 10월 말까지 연극 '두 교황'에서 베네딕토 16세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신구가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이하 '넓은 하늘의 무지개')로 또다시 무대에 오르면서, 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내놓은 그의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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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을 목전에 둔 두 명의 대배우 이순재(왼쪽 사진)와 신구(오른쪽)가 각각 연극 ‘갈매기’와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로 무대에 오른다. VAST엔터테인먼트, 극단 수 제공

■ 이순재 ‘갈매기’ 첫 연출 겸 연기 & 신구 ‘넓은 하늘…’ 열연

구순을 앞둔 대배우의 열정은 그 자체로 숭고하다. 이순재(88)와 신구(87). 두 명의 원로배우가 올 연말 각각 뜻깊은 연극을 선보인다. 이순재의 첫 연극 연출작 ‘갈매기’와 ‘두 교황’ 이후 단 두 달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신구의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다.

■ 이순재 ‘갈매기’

체호프 원작 의도 전달 주력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메시지”

◇“고전은 시대와 나라를 초월한다”…이순재의 첫 연출작 ‘갈매기’

이순재는 자신의 첫 연극 연출작으로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택했다. 19세기 말 러시아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 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인 ‘갈매기’는 연극인들에게는 ‘교과서’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버전으로 여러 번 공연됐다. 극은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 ‘뜨레블례프’와 배우를 꿈꾸는 ‘니나’의 비극적인 꿈과 사랑을 그린다.

이순재는 지난 20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고전은 시대와 나라를 초월한다. ‘갈매기’는 제정 러시아 말기 아주 어려운 현실 속에서 태어난 작품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작품”이라고 말했다.

안톤 체호프의 작품 연출을 오랫동안 꿈꿨다는 이순재는 “체호프의 작품은 정치, 경제, 문화, 의학, 천문, 지리 등을 모두 꿰뚫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서 나온 산물”이라며 “원작 그대로를 담아 작가의 의도와 사상을 진솔하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재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이번 ‘갈매기’의 배우들은 주호성, 이항나, 소유진, 오만석, 김수로, 강성진 등으로 모두 내공이 깊다. 이순재도 연출과 동시에 ‘쏘린’ 역으로 출연한다. 이순재와 함께 ‘쏘린’ 역을 맡은 배우 주호성은 “모든 배우들이 이순재 선배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말자는 말을 하며 열심히 단합해 연습했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내년 2월 5일까지.

■ 신구 ‘넓은 하늘…’

‘두 교황’ 이후 두달만에 무대

“하고 싶으니까 또 하죠, 허허”

◇두 달 만에 다시 무대 오른 신구의 따뜻한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

“하고 싶으니까 하지요. 허허.”

불과 지난 10월 말까지 연극 ‘두 교황’에서 베네딕토 16세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신구가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이하 ‘넓은 하늘의 무지개’)로 또다시 무대에 오르면서, 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내놓은 그의 답변이다. 특히 그는 올해 심부전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등 건강 문제도 있었던 바. 지난 21일 프레스콜에서 그의 건강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는 “불편하긴 했는데 ‘두 교황’을 마치고 바로 섭외가 들어왔고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는 1978년 개관한 충청도 소도시의 낡은 영화관 ‘레인보우 씨네마’를 배경으로, 이 영화관의 초대 주인이었던 조병식과 그 아들이자 2대 주인 조한수, 그의 아들 조원우 등 3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정든 극장을 둘러싼 추억과 굴곡진 사연들이 펼쳐지고, 교내 따돌림과 부양 문제 등 우리 사회 혹은 개인이 가진 아픔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2018년 초연 이후 2020년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구태환은 “이 작품은 공감에 대한 이야기다. 제가 생각하는 공감은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당했을 때 내 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연극에 출연하는 7명이 모두 개성이 다른데, 일곱 색깔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가 만들어지듯 7명의 다른 인물들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내년 2월 19일까지.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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