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팔꿈치, 무릎…관절 속 ‘기름 주머니’에 생기는 염증들
증상 유사해 무릎 퇴행성 관절염과도 헷갈려
우리 몸에는 150개 이상의 점액낭이 있다. 점액낭이란 관절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기 위한 점액이 차 있는 관절 주변의 기름 주머니다. 점액낭은 운동으로 인한 마찰을 줄이고 관절이 보다 원활히 움직이도록 돕는다. 뼈가 돌출돼 주위의 연부조직이나 피부와 마찰되는 경우 점액낭이 잘 발달돼 있다.
점액낭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변화다. 반복적인 만성 외상이나 급성 외상에 의한 조직 손상이 원인이며 결핵, 통풍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조직 손상은 염증 반응을 자극해 점액낭은 액으로 가득 차고 커지게 된다. 점액낭염이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관절(슬관절), 어깨관절(견관절), 팔꿈치관절(주관절), 엉덩이관절(고관절), 발목관절(복숭아뼈) 등이다.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활동이나 테니스, 골프, 스키와 같은 운동이 점액낭염을 일으킬 수 있다. 단단한 바닥에 무릎을 꿇어 걸레질하거나 반복적으로 양반다리를 취하는 자세도 좋지 않다. 또 넘어지면서 무릎관절 또는 팔꿈치 관절을 부딪히는 경우에도 많이 생긴다.
특히 고혈압, 당뇨로 혈전제(아스피린) 등을 먹는 경우 부딪히면 혈종이 잘 발생해 점액낭염이 심해지고,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무릎 점액낭염은 젊은 여성이나 주부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양반다리를 취할 때 통증을 호소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시큰거리는 통증과 무릎 열감도 함께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과도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 또는 MRI 검사로 무릎 점액낭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바닥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팔꿈치에 많은 무게가 실리며 팔꿈치 주변 ‘주두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점액낭염의 증상은 해당 부위의 통증이 가장 흔하다. 통증 이외에 부어오름, 벌개짐(발적), 열감, 운동범위 감소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내원해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염증으로 인한 점액낭염과 세균성 점액낭염의 구분이 필요하며, 후자는 수술을 요한다.
대부분 점액낭염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통증을 경감하고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안정을 위해 반복적 활동 등 유발 인자를 피해야 한다. 세균감염이 원인이라면 항생제를 먼저 쓰게 된다. 부종이나 통증이 있다면 소염제나 냉찜질로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으며 부종이 가라앉으면 온찜질을 한다.
점액낭염은 초기 치료 시 비교적 쉽게 완화되지만 재발 빈도가 높다. 이 때문에 같은 관절에 반복적으로 만성 점액낭염이 발생하면 드물게 수술을 통해 점액낭을 제거할 수도 있다.
무릎 부분에 발생하는 점액낭염을 방지하려면 무릎을 꿇는 작업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면 무릎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팔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린 상태에서 장시간 작업할 때도 어깨 점액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발판을 이용해 작업 위치를 높이거나 작업 물체를 낮춰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박기범 과장은 “점액낭염은 염증부위의 자극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릎을 꿇거나 팔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리는 등 장시간 작업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적 치료로 점액낭 절제술 등을 시행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며 “점액낭염이 생기면 해당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어야 하고, 장시간 방치하면 만성 염증이 되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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