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 '태계일주' 김지우PD "기안84 무계획 여행, 거창함·대책없음의 공존"
오랜 시간 비어있던 MBC의 주말 늦은 오후 시간대에 편성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가 선전 중이다. 웹툰작가 기안84 씨와 배우 이시언 씨의 이 무계획 남미 여행기는 1회 만에 '런닝맨'을 뛰어넘으며 이목을 모았다.
장수 예능을 단번에 꺾은 이 주말 예능의 당돌한 루키를 만든 이는 MBC 김지우 PD. '나 혼자 산다' 등을 거쳐 '태계일주'로 메인 연출에 입봉한 그 역시 신예다.
최근 YTN star와 만난 김 PD는 '태계일주'의 약진에 대해 묻자 쑥스러운 기색을 연신 내비쳤다. 그는 "얼떨떨하다"면서도 "기분이 좋다"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나 혼자 산다'로 인연을 맺은 기안84 씨, 이시언 씨와 출발한 '태계일주'는 아마존의 입구 이키토스를 시작으로 페루 쿠스코로 이어지는 여행기를 그리고 있다. 이어 최종 목적지인 우유니 사막까지 찾아가는 두 사람과 유튜버 빠니보틀 씨의 여정을 담아낼 예정이다.
김 PD는 세 사람과 함께 한 여정을 돌이켜보며 "진짜 예상 밖으로 풀린 것들이 많았다"고 곱씹었다. 특히 이 과정을 "거창함과 대책없음의 공존"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은 이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상 외의 이야기가 촬영 내내 그려졌지만, 김 PD는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조금의 다툼이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데, 그 전체가 다 여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리얼하게 담아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안84 씨와 이시언 씨가 투닥거리는 모습도 꾸밈 없이 전파를 타고 있다.
목표 시청률을 물으니, 김 PD는 "한 주 한 주를 넘기고 있을 뿐"이라며 "남은 회차를 잘 만들어서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답을 대신 했다.
이하 김지우PD 인터뷰 일문일답
A. 촬영을 다녀와서부터 편집 준비를 했는데, 드디어 방송이 나가서 개인적으로 얼떨떨하다. 출연자들은 너무 좋아하시더라. 기안84 씨가 어머니와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좋아하신단 말을 들었다. 저도 같이 기분이 좋았다.
Q. 1회 만에 호성적을 기록했다. 시청률이 높게 나왔는데, 예상하셨는가.
A. 예상은 못했다. 사실 시청자들이 주말에 TV를 보시기에는 빠른 시간에 시작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아해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Q. 입봉작이신데, 프로그램은 어떻게 출발하게 됐나.
A. 이 출연자들과 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걸 하면 시청자들도 좋아해줄 수 있을까 찾다가 기안84 씨가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듣고, 이걸 예능화 해보자고 생각했다.
Q. '나 혼자 산다'의 인연이 '태계일주'까지 이어졌다. 잘 알고 지내던 기안84 씨의 어떤 면을 '태계일주'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나.
A. 기안84 씨가 가진 면 중에 따뜻하고 순수하고 엉뚱한 면을 잘 보여드릴 수 있으면 기안84 씨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기안84 씨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이시언 씨여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A. 이시언 씨는 우리에게 제일 먼저 달려와준 분이었다. 누구보다 기꺼이 달려와줬다. 이시언 씨가 생각보다 도시남자 같은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안84 씨가 있다면 함께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셔서 같이 하게 됐다.
Q. 기안84 씨가 혼자 여행을 하면서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면 중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이슈가 됐다. 어떻게 그 장면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인가.
A. 많은 사람들이 혼자 여행을 떠날 때 겪는 정서 중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무계획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떠났을 때, 외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기안84 씨의 그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Q. 기안84 씨는 대중에게 호불호가 강한 출연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태계일주'를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 이미지가 변화됐다는 평도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A. 비호감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벗기려 했던 건 아니지만, 좋게 봐주셨다면 다행이다. 현지 분들과 기안84 씨가 어울리는 걸 보시면서 좋게 느끼신 것 같다. 엉뚱하기만 한 게 아니라 편견 없이, 스스럼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걸 보면서 나도 놀랐고, 시청자 분들도 좋아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
Q.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기안84 씨의 매력이 있나.
A. 도전 정신이 이렇게 강한 줄은 몰랐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을 하는 데에 도전정신이 강하고 재미있는 분이다.
Q. 시청자 반응이 좋은데, 기억에 남는 댓글 같은 게 있나.
A. '거창함과 비장함, 대책없음이 같이 있는 예능'이라는 말을 봤다.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우유니 사막에 죽기 전에 가보고 싶어'라는 말을 하지만, 옷을 한 벌만 들고 가고, 가서는 아무데나 둘러보고 편히 자고, 이런 거창함과 대책없음이 함께 있는 게 사람들을 마음 편하게 하는 것 같다.
Q. 유튜버들의 여행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여행 유튜버'들과 기안84 씨의 '태계일주'가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날 것 그대로의 여행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방송 콘텐츠로 만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제약들이 있다. 그럼에도 '태계일주'는 기동성과 즉흥성을 가지고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Q. 대체적으로 예상대로 된 것들이 없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A. 진짜로 예상 밖으로 풀린 것들이 많았다. 처음엔 예상대로 안 되는 게 힘들었는데, 한 번 믿고 따라가보자는 마음으로 느끼면서 촬영했다.
Q. 그런 예상 밖을 대비하기 위해 남미 여행 경력직인 빠니보틀 씨를 섭외한 것으로 보인다.
A. 맞지만, 그마저도 예상 밖이었다. 빠니보틀 씨가 의외로 허당인 모습이 많이 나와서 놀라기도 했다. 고산병이 없다고 하셨는데….(웃음)
A. 친한 사람이랑 여행을 갔을 때 숙소가 별로여도, 음식이 맛없어도 같이 있는 사람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을 만들고 싶었다는 뜻이었다. 우리 여행은 맛집이나 좋은 숙소가 나오지 않지만 그 분들만의 텐션으로 이끌어가는 게 있으니까 잘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
Q. 제작발표회 때 기안84 씨와 이시언 씨의 대화를 보면, 실제 여행 중에 갈등도 있었던 것 같다. 진짜 위기의 순간이 있었던 건가.
A. 조금의 다툼이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고, 그 전체가 다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친한 사람과 가도 때로는 안 맞아서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목적지를 향해 같이 가고 있지 않나. 그걸 리얼하게 담아보고 싶었다. 두 사람 간의 세월이 있다보니 진짜 갈라서고 싶은 순간보다는 체력의 한계나 고산병 같은 어려움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Q. 시청자들에게 여행을 보여주기 위해 기안84 씨의 셀프캠도 활용했다. 어떤 선택이었나.
A. 기안84 씨가 직접 든 카메라 하나로 보여주는 기안TV를 통해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었다. 가깝게 다가가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기안84 씨가 생각보다 셀프캠을 많이 찍어서 편집하는 입장에서 정말 좋았다. 촬영에 카메라가 적어서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장면도 기안TV안에 들어있어서 고마웠다.
Q. 스튜디오에서 MC들이 이 여행기를 지켜보는 모습도 재미를 주고 있다. 왜 스튜디오를 마련했나.
A. 무계획 여행을 하다보면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이 많더라. 명소, 짚어줘야 할 포인트, 생각해야 할 지점을 넣고 싶은 마음에 스튜디오 구성을 가져가게 됐다.
Q. 스튜디오 MC들은 어떤 반응인가.
A. 쌈디 씨는 '기안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기안이는 그럴 수 있어' '다 이유가 있어'라고 해준다. 기안84 씨에게 잘 공감해주고 감싸준다. 송민호 씨는 기안84 씨와 친하면서도 많이 놀라더라. '저런 면도 있었나'라면서 놀라워하고, 그런 모습을 재미있어 하고 있다.
Q. 시청률 목표가 있다면.
A. 목표라기보다는 그저 한 주 한 주 넘기고 있다. 최대한 남은 회차를 잘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그래도 우리 방송이 주말 저녁에 조금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데, 일찍 집에 들어오셔서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Q. 제작발표회 때 '시즌15까지 가면 좋겠다'고 했는데, 현실이 될까.
A.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한데, 아직은 정말 잘 모르겠다. 그래도 시즌15까지 하면 너무 좋겠다.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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