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유경한 교수 "지역언론 살 길은 콘텐츠 제작방식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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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방식에서부터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야 합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 지능정보기술 관련 언론보도의 수도권-지역 간 격차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유경한 교수는 지역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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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지역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방식에서부터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야 합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 지능정보기술 관련 언론보도의 수도권-지역 간 격차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유경한 교수는 지역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 교수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 언론은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 의존성이 강했고, 이와 관련된 정책성 보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수도권과 달리 기업이라는 민간 섹터의 부재는 지역 언론이 관과 밀착하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젠더 세팅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언론은 지방정부나 공공기관을 비판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힘든 점이 있다"면서 "대부분의 언론 광고가 관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 본연의 비판 기능이 점차 쇠퇴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의 연구팀이 지역 언론을 연구하기 시작한 계기는 인터넷상에 공개된 뉴스 데이터를 통해 언론의 경향성이 드러난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부터다.
연구팀은 중앙종합일간지와 지방종합일간지 54개의 샘플을 수집해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언론보도의 키워드를 분석했다.
유 교수는 지역 언론이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것은 지역 언론인들이 언론인으로서 자아실현이 어려워지는 점을 꼽았다.
그는 "지역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들 대부분은 아주 적은 근로소득으로 생활을 이어가다가 공무원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나 민간 섹터가 부족한 호남지역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적 자아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다거나 일에서 의욕을 찾기도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북지역 역시 도내 대표적인 일간지라 하더라도 열악한 환경에서 기자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한국이나 호남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뉴스 사막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을 지도상에 표시하는 프로젝트로, 미국에서도 상당수의 지역에서 지역 언론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역 언론이 살아남기 위한 해결책으로 '생활밀접형' 기사 제작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 언론의 강점은 중앙언론이 하지 못하는 하이퍼 로컬리즘 기사를 발굴하고 쓰는 것"이라며 "현재 출입처 위주로 제작되는 기사는 현실적으로 지역 주민의 수요를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한 일간지는 인구수가 줄어드는 한 마을에 무료 빨래방을 설치에 기자를 그곳에 상주시키며 주민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시리즈로 보도한 적이 있다"며 "콘텐츠 생산 방식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참신한 뉴스가 생산된 좋은 예다. 이런 역할은 지역의 큰 언론사들만이 시도할 수 있다. 이런 실험이 계속해서 이뤄져야만 지역 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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