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다 가진 SUV의 여유,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2022. 12. 27. 09:00
-연결성·전동화·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무장
-그랜드 체로키 라인업 완성
5세대를 맞이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해 롱바디인 그랜드 체로키 L이 먼저 들어오긴 했지만 그랜드 체로키의 중추적인 역할은 이번에 들어온 제품이 맡는다. 여기에 지프의 전동화 구동계인 4xe를 더해 탄소저감 흐름을 따르기도 했다. 새 그랜드 체로키가1992년 북미모터쇼 행사장의 유리문을 깨부수고 등장했던 그 때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살펴봤다.
▲화려한 디자인과 욕심부린 상품성
신형 그랜드 체로키의 디자인은 지프 역사상 가장 화려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교가 넘친다. 외관은 여느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전통과 첨단의 이미지를 버무렸다. 전면부는 지프 고유의 7슬롯 그릴과 LED를 활용해 새로운 인상이다. 후드 끝은 그릴 아래쪽으로 갈수록 뒤쪽으로 꺾이는 샤크 노즈 스타일을 반영해 역동적인 느낌이다. 새 그랜드 체로키와 앞서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은 범퍼 디자인을 다르게 설계했다. 숏 바디는 날카로운 선 처리를 통해 역동적인 분위기이며 롱 바디는 양감을 키워 큰 차체를 더 강조하는 듯하다.
측면은 사다리꼴 형태를 만들어낸 측창 프레임과 휠 하우스가 그랜드 체로키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간결한 면 처리와 캐릭터라인, 그리고 DLO를 따라 A필러에서 C필러를 관통하는 크롬 장식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후면부는 전반적으로 수평선을 강조해 차가 넓어 보이도록 했다. 전면부처럼 얇은 테일램프를 끼워 넣었으며 롱 바디와는 다르게 램프 사이에 패널 하나를 덧대 차별화했다. 제법 큰 머플러 팁은 장식이 아닌 제 역할을 해낸다.
실내는 전반적인 짜임새의 완성도가 높아 유난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과거 투박했던 디자인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가죽, 우드, 고광택 패널 등의 여러 소재도 필요한 곳마다 적절히 배치해 플래그십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직사각형 프레임에 둘러싸인 지프 로고를 넣었다. 원형이었던 과거에 비해 단정하고 더 있어 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지프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요소 중 하나다.
센터페시아의 송풍구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듯한 고광택 패널은 10.1인치 디스플레이 기반의 U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었다.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없이 연결할 수 있어 편하다. 이밖에 매킨토시 음향 시스템이나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다룰 수 있다.
2열 좌석은 3명이 편히 앉을 수 있는 구조다. 4WD 시스템을 얹고도 센터 터널이 높지 않아 거주성이 좋다. 롱 바디보다 휠베이스가 125㎜ 줄었지만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는 공간이다. 적재공간은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2,000ℓ까지 늘릴 수 있다. 고전압 배터리를 뒷좌석 아래에 배치해 적재공간의 손해는 없었다.
▲이질감 없는 엔진과 모터의 경계
제품 역사상 처음으로 PHEV 시스템을 얹었다. 엔진은 2.0ℓ 가솔린 터보로,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여기에 각각 63마력, 145마력을 내는 두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은 375마력에 이른다. 전력은 삼성SDI의 15㎾h 배터리에 담는다.
동력계의 인상적인 점은 모터로 주행하다 엔진 시동이 걸렸을 때의 정숙성이다.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처음엔 시동이 걸린 줄 몰랐다가 회전수가 꽤 오른 뒤에야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다. 약 2.5t 거구에 비해 엔진은 작지만 전동화에 덕분에 가속력은 준수하다.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결과 효율은 복합 12.0㎞/ℓ(도심 11.4㎞/ℓ, 고속 12.9㎞/ℓ)를 확보했다.
주행 모드는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세이브를 제공한다. 하이브리드는 말 그대로 엔진과 모터를 적절히 사용해 달리며, 일렉트릭은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 주행가능거리는 33㎞를 인증 받았다. 추운 날씨 탓인지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이후 사용해 본 E-세이브는 엔진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배터리 충전에 집중한다. 그리 좋지 않은 엔진음으로 인해 가장 사용 빈도가 낮을 것 같다.
하이브리드인 만큼 전력은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회수한다. 회생 제동은 센터페시아에 마련한 별도의 버튼을 통해 활성화할 수 있다. 시스템 개입 강도가 워낙 쎄 탑승자의 멀미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시 버튼을 눌러 비활성화하면 내연기관차 수준의 타력 주행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새 플랫폼과 섀시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쿼드라 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은 지상고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장 낮게 할 경우 차체는 왜건처럼 보일만큼 낮게 깔린다. 그러나 가장 높게 하면 어지간한 오프로드는 다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위풍당당함이 드러난다. 고속 주행 시엔 자동으로 차체를 낮춰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도 한다. 적당히 단단한 하체는 거친 노면을 달래며 주행할 수 있다.
지프의 자랑 중 하나인 쿼드라-트랙 II 4×4 시스템은 온로드 중심의 짧은 시승동안 경험하지 못했지만 셀렉-터레인과 함께 오프로드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기대가 크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노면이 지저분한 곳에서 오인식으로 인한 경고를 울리기도 했다. 다른 차들의 ADAS에 비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시간도 짧은 편이다.
▲드디어 완성한 그랜드 체로키 중대
그랜드 체로키는 차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통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제품만의 매력을 표현했다. 고급스러워진 내·외관과 전동화 시스템은 낯설기도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어색하지 않다. 롱 바디에서 시작된 선택지는 이제 숏 바디, 전동화까지 더하면서 드디어 완전체를 이뤘다. 그랜드 체로키 4xe의 가격은 리미티드 1억320만원, 써밋 리저브 1억2,12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시승]젊고 잘생긴 SUV, 캐딜락 XT4
▶ [시승]실속파 소비자 조준, 르노코리아 SM6 필(必)
▶ [시승]사무실 100% 활용, 현대차 모바일 오피스 타보니
▶ [시승]GT 감성의 SUV, 마세라티 르반떼 모데나S
▶ [시승]실속파 소비자 조준, 르노코리아 SM6 필(必)
▶ [시승]사무실 100% 활용, 현대차 모바일 오피스 타보니
▶ [시승]GT 감성의 SUV, 마세라티 르반떼 모데나S
Copyright © 오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토타임즈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