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내년 2월까지 유엔에서 전쟁 끝낼 평화회의 열길 원해”

김혜리 기자 2022. 12. 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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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장관, 외교적 협상 필요성 제기
러시아 초대 여부엔 “전범 기소 먼저”
러시아 “우리 조건으로” 참여 거절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AP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종전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26일(현지시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쿨레바 장관은 회담에 러시아 측이 참여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여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중재자로 삼아 내년 2월 말까지 유엔에서 글로벌 평화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내년 2월이면 지난 2월24일 시작한 전쟁이 1주년을 맞는 시점이다. 그는 “모든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끝난다”며 “전쟁터와 협상 테이블에서 취해진 행동의 결과로 끝난다”고도 강조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유엔을 통한 평화정상회의에 대해선 “유엔은 특정 국가에 혜택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가장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재자로 삼으려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이 효율적 중재자이자 협상가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원칙과 성실의 인물”이라며 “우리는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의 회의 초대 여부에 대해선 “국제 재판소에서 전범으로 기소되는 것이 먼저”라며 전쟁 범죄에 대한 단죄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최근 러시아가 연이어 협상론을 제기한 것을 두고는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전장에서 저지르는 모든 일이 그 반대임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도 언제든 종전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은 푸틴의 협상 제안이 ‘진짜’가 아닌 ‘시간 끌기용’이라고 봤다.

쿨레바 장관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두고는 “완전히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통상적으로 훈련에 1년이 걸리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6개월 내로 우크라이나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특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중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하는 글로벌 평화정상회의에 참가할 의사가 없다고 거절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조건에만 따른다. 그리고 상식에만 따른다”며 우크라이나 측 제안을 일축했다. 통신은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 측이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관련국이 참여할 때만 정상회의 중재자로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회의에 참여할 뜻이 없으니 유엔 차원의 논의도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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