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다이너마이트 타선’…한화는 ‘홈런’에서 답을 찾는 중
프로야구 한화가 리빌딩에 어려움이 컸던 것은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환경 때문이기도 했다. 대전구장은 KBO리그에서 홈런 생산이 2번째로 어려운 곳이다. 좌우 담장 거리 100m에 중앙 담장까지 거리가 122m로 잠실구장(좌우 100m·중앙 125m) 다음으로 크다.
더구나 한화는 야수진의 수비력이 떨어졌다. 특히 내야진에 비해 외야진의 성장이 더뎠다. 넓은 외야를 지킬 야수의 수비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이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외야수 영입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또 외국인타자 영입에서도 같은 잣대로 움직이며 공·수·주를 두루 갖춘 중견수 마이크 터크먼과 지난 시즌을 함께 보냈다.
한화는 방향성에 일면 변화를 주고 있다. ‘홈런’을 작은 화두로 내걸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흐름이다.
중장거리포로 홈런 생산 능력까지 갖춘 FA 외야수 채은성을 영입한 데다 외국인타자로도 홈런이 최다 강점인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래디를 가세시켜 팀 전체의 ‘화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의 가장 큰 취약점은 ‘수비’였다. 수비 잘 하는 야수 보강과 함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주도한 ‘수비 시프트’가 큰 이슈가 됐던 것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런 대응이자 반응이었다. 한화는 지금 또 하나의 결정적인 취약점인 장타력 보강에 애쓰고 있다.
한화는 최근 팀 홈런수에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팀 홈런 88개로 10위로 처진 가운데 2021시즌에는 80개로 9위, 2020시즌에는 79개로 10위, 2019시즌에는 88개로 8위에 머물렀다. 이성열(34개)과 제라드 호잉(30개)으로 이어지는 ‘쌍포’가 펄펄 날던 2018년 팀 홈런 151개로 부문 7위를 기록한 뒤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이제 팀홈런 수를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채은성과 오그래디가 합류하며 더해지는 기대값 외에도 김인환, 노시환, 김태연 등 홈런 생산력을 갖춘 기존 자원들이 있다.
이 중 올해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던 김인환은 16홈런으로 이미 숫자로 능력을 입증하며 상승 그래프를 그릴 가능성을 보였다. 역시 변수는, 거포로 분류될 만한 타법을 가진 노시환과 김태연의 역할이다. 햄스트링으로 공백이 있었던 노시환은 올해 6홈런, 김태연은 7홈런을 때리는 데 그쳤다. 적어도 이들의 홈런 숫자가 내년에는 두 자릿수에서 시작해야 한화로서는 원하는 만큼의 라인업이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글스 야구의 ‘오리지널 브랜드’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었다. 빙그레 시절, KBO리그 대표 홈런타자이던 장종훈을 앞세운 화력이 구단의 야구 컬러였다. 한화는 ‘전설’의 한 토막을 내년 시즌 다시 꺼낼 수 있을까. 일단 도전은 시작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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