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몰아친 제약·바이오, M&A ‘꿈틀’…특허만료 신약 ‘군침’
11월에만 23곳 인원감축…“내년도 칼바람”
실탄 확보한 제약·바이오 “M&A 활기 찾을 것”
국내 제약·바이오,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신약 군침
2023년에는 제약·바이오업계에 봄날이 올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는 ‘칼바람’이 불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몸집을 줄여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는 곧 인수·합병(M&A) 시장 정상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곳간을 불린 제약·바이오 공룡들이 본격적으로 M&A 시장 큰손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내년 특허 완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의약품 수출은 단일품목 기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 명맥을 잇기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칼바람’ 불었던 글로벌 제약·바이오…”내년 M&A 정상화”
26일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정리해고에 나선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은 총 119곳으로 집계됐다.
정리해고 기업은 올해 11월에 집중됐다. 11월 한 달에만 23곳이 정리해고에 나섰다. 이달 3월과 4월 각각 17곳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대폭 늘어난 것이다. 소규모 제약·바이오기업 특성상 외부 투자금에 기대야하는 만큼 불확실성 확대를 대비한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생명과학분야 인력 검색 기업 슬론 파트너스의 레슬리 러브리스 대표(CEO)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내년 초 JP모건의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후 기업들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며 “(정리해고)파도가 극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해고가 부정적 영향만을 미치지는 않는다. 인력 감축으로 실탄을 확보한 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M&A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지난해 말 기준 다국적 제약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014억달러(약 257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편제성 딜로이트 매니저는 “소규모 M&A와 일부 기술력 있는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회계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의 M&A 규모가 2250억~2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올해 연말이 다가오며 대규모 ‘빅딜’이 줄줄이 이어졌다. 암젠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를 280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최대 규모 M&A다. 앞서 11월 존슨앤드존슨은 인공심장펌프 제조사인 에이바이오메드를 116억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韓 제약·바이오,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신약’ 군침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신약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당장 1월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된다. 이어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독일 바이엘과 리제네론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도 특허가 풀린다.
휴미라는 지난해에만 해외에서 206억9400만달러(약 2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다. 아일리아와 스텔라라도 연간 기준 매출이 각각 10조원을 넘어선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LG화학도 가세했다.
내년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힘입어 국내 의약품 수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의약품 분야 가운데 단일품목으로 연간 기준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각국의 바이오시밀러 정책 변화, 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확대 등이 국내 기업의 수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산업의 영향력은 지속 확대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바이오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이르며, 의약품의 경우 5%대에 그치고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들은 FDA를 지속해서 두드린다. 올해의 경우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한미약품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허가를 받았다. 내년의 경우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HLB의 표적항암제 레보세라닙이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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