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위촉 강행…관 개입에 정체성 논란
[KBS 전주] [앵커]
전주국제영화제 새 공동집행위원장에 배우 정준호 씨가 위촉됐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전주영화제의 정체성과 거리가 먼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고, 비판의 화살은 위원장 추천에 위촉을 강행한 우범기 전주시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로 대중성, 상업성 짙은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온 배우 정준호 씨.
앞으로 3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끌 공동집행위원장에 위촉됐습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고 대중을 끌어모으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준호/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 "영화제를 풍부하고 또 전주시민과 전 세계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기회에 저희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영화제에 잘 녹여서…."]
앞서 영화제 조직위에서 활동했던 권해효 씨 등 영화계 인사 3명은 정준호 집행위원장 선임에 반발해 이사직을 사퇴했습니다.
[민병록/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독립영화랄지 대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전적으로 지금 반대를 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참가를 만약에 안 하고, 전주영화제에 안 온다면 그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만약에 관여하기 시작한다면 이제 프로그래머도 다 관두고 점점 더 심각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우범기 전주시장은 이전 시장과 달리 집행위원장 추천에, 위촉까지 강행해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그동안 관례를 깨고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
이 역시, 우 시장이 정준호 배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조직위에 제안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이사/음성변조 : "정준호 배우는 안 된다고 했죠. 그랬더니 절충안을 가지고 왔어요. 이번에는요.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요. 이제 대중성 얘기를 하더라고 시장님 측에서요. 정준호가 가진 장점을 살려보겠다는 이런 식이에요."]
영화인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켜오며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난 전주국제영화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지난 23년간의 불문율이 새로운 전주시장과 함께 깨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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