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년 1월8일부터 ‘해외 입국자 시설격리’ 폐지한다

코로나 방역 조치 ‘을’로 완화
공식 명칭에서 ‘폐렴’ 삭제
해외 입국자 PCR 검사 폐지
감염자 격리도 더이상 안해

한 여행객이 지난 10월29일(현지시간) 중국 수도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대기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시행해온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다음 달 8일부터 폐지한다.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입국 후 핵산(PCR) 검사도 없애기로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와 국무원 합동방역기구 등 방역 당국은 다음 달 8일부터 코로나19에 적용해온 최고강도의 ‘갑’류 감염병 방역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를 감염병예방법 규정상 ‘을’류 감염병으로 규정하면서도 방역 조치는 ‘갑’류에 맞춰왔는데, 내년 1월8일부터는 방역 조치도 ‘을’류 시스템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출입국 관련 방역 최적화 조치로 해외 입국자들은 중국에서 지정된 호텔 등 별도의 격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일정 기간 재택 격리 또는 건강 모니터링만 하게 된다. 현재 중국 정부 규정상 해외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에 3일 자가격리 등 8일간 격리를 하게 돼 있다.

또 중국 정부는 중국에 입국하려는 이들에 대한 방역 관련 요구 사항도 간소화했다.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PCR 검사 음성 결과가 있으면 입국할 수 있으며, 출발지 소재 중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건강 코드를 신청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해외에서 온 이들은 입국 후 더 이상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입국 후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일반적 검역 절차에서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중국 사회에 발을 들일 수 있다고 중국 당국은 전했다.

국내 방역 대책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해 격리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며, 밀접 접촉자 판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감염 고위험 또는 저위험 지역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입국자 및 화물에 대해 ‘감염병 검역 관리 조치’도 더는 취하지 않는다.

중국은 해외 여행 회복을 위해 그간 제한해온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다음달 8일부터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은 27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중국 국민의 해외 관광, 친구 방문을 이유로 한 일반 여권 신청 접수 및 심사·허가를 질서 있게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공식 명칭을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폐렴’에서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감염’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명칭에서 폐렴을 뺀 이유에 대해 “(2020년) 초기 감염 사례 대부분에선 폐렴 증세가 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주종이 된 이후 극소수 사례에서만 폐렴 증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지난 3년간 고수해왔던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방역 대책 완화에 따라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가일층 높이고, 중증 고위험군에 대해 백신 제2차 강화 접종(부스터샷)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원 병상과 중증자 병상 준비도 중점적으로 하기로 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