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머니S리포트-위기 파고 넘어 K-신드롬 이어간다] ⑥ 원자력 생태계 복원 '기지개'…원전 부활에 '민관' 총출동

[편집자주]다사다난했던 임인년이 저물고 계묘년 새해가 시작되지만 글로벌 경기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 무역전쟁 심화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 지속과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高)' 현상과 소비 둔화 등 국내 경제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유례없는 복합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올해 민간투자의 저력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각 산업은 초격차 기술로 무장해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정부는 대대적인 지원으로 'K-신드롬'에 추동력을 실을 방침이다. 계묘년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갈 'K-산업'의 전략을 살펴봤다.

정부가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원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진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3호기 전경. /사진=한국전력공사

▶기사 게재 순서
① 공급망 위기에 '자국 우선주의' 심화… '수출 강국 코리아' 전략은
②깊어지는 미·중 갈등… 샌드위치 한국의 묘수는
③ 韓 성장 기둥 반도체, 종합 1위 노린다
④전기차 심장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⑤기술의 K-조선, 글로벌 초격차 '뱃고동'
⑥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⑦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에 선 '한국차'
⑧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⑨SF 영화가 현실로… 미래 시장 이끌 'K-로봇'
⑩ "AI 경쟁력 세계 3위로"… 700조원 시장 선점 나선다
⑪2023년 게임산업이 기대되는 이유… 신작 대거 공개
⑫中 넘어 '기회의 땅' 찾는 K-뷰티
⑬이어지는 R&D 결실, 새해 기대되는 한국산 신약은?
⑭위기 때마다 저력 발휘한 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에 따라 원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원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미래 원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정부도 이러한 세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생태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들도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보폭에 발맞춰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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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드라이브에 다시 뛰는 'K-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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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4일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원전업계는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는 원전 발전 비중 확대를 비롯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가동 기간 연장, 인력 양성, 원전 수출지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3년 원전 지원 규모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지난 14일 신한울 1호기가 2010년 착공 이후 12년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신한울 1호기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APR1400 노형으로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주요 기자재 핵심기술을 완전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다. 지난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 1호기와 신고리 2호기의 원전 재가동을 승인했다.

2023년 상반기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4000억원 규모의 원전 건설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감도 상반기 중 발주될 것으로 보이며 원전 건설 및 수출 등으로 2023년에만 2조원 이상의 일감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행사 축사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원전산업을 우리 수출을 이끌어 가는 버팀목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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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10기 수출 '신호탄'… 폴란드 이어 체코·튀르키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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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1월23일 제3차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해외 원전 세일즈는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전방위적인 수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의 니즈를 파악해 방산, 건설·인프라, 정보통신(IT) 등의 패키지 수출 전략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40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수주를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10월31일 한국수력원자력은 폴란드 민간발전사 제팍(ZE PAK),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PGE)와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원전 건설 규모는 2∼4기로 예상되며 1기는 1400메가와트(㎿)급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8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체코전력공사(CEZ)를 방문해 원전 건설 사업 입찰서를 제출했으며 최종 사업자는 2023년 중으로 결정된다.

한국전력공사는 튀르키예와 20조원대의 원전 건설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양측은 튀르키예 북부 지역에 1400㎿ 규모의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4년 정부 간 협정(IGA)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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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대' 준비 나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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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정부의 원전 드라이브에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를 앞두고 원자력 공장의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원자력 공장을 가장 먼저 찾은 박 회장은 최근 국내외 원전 시장 움직임을 놓고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 진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삼성물산이 건설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한국전력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제작), 삼성물산·현대건설(시공) 등 '팀 코리아'가 하나로 뭉쳐 UAE에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재용 회장은 원전 3·4호기 건설 현장을 돌아본 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도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주요 현안 사항들을 점검했다. 정승일 사장은 "대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좋은 평판을 받고 있는 UAE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이를 발판 삼아 영국, 튀르키예, 남아공, 케냐 등 해외원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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