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7시간 남한 하늘 자유비행하는 동안 우리 軍은 지켜만 봤다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입했으며 이중 1대는 서울 시내 상공에 진입했다가 빠져나갔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공식 확인된 건 2017년 6월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사진은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군은 공군 경공격기, 공격헬기 등을 출동시켜 대응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해당 무인기들은 우리 군에 의해 육안으로도 식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들의 크기는 2014년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으며, 일부는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에 확인된 무인기는 총 5대였으며, 그 중 4대는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했고 나머지 1대는 경기 파주 인근 민간인 거주지역을 지나 서울 북부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들의 정확한 복귀 시간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는데 오전부터 최소 7시간 넘게 우리 상공에 머문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우리 군도 대응에 나섰으나, 무인기를 격추하지는 못했다. 우리 군은 공군 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섰고, 헬기에서 20㎜ 기관포로 100여 발 사격이 이뤄졌으나 결국 격추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군의 대응 과정에서 사고도 발생했다. 우리 군은 무인기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오전 11시39분경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이륙을 시도했지만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무사히 비상탈출했다. 소방당국은 이들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이송 당시 이들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무인기 침투로 인해 26일 한때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항공기 이륙이 40여분 간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만이다. 2017년 6월 9일 북한의 무인기가 강원 인제 인근 야산에서 발견되었는데, 당시 이 무인기는 MDL을 넘어와 경북 성주에 위치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우리 군의 조사 결과 해당 무인기는 전체 비행시간 5시간 30여분, 비행거리 490여㎞로 파악됐고, 사드기지 일대를 촬영한 이후 북한으로 돌아가다가 엔진 이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2016년 1월 경기도 문산 인근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MDL을 넘어왔다가 군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하자 북으로 돌아간 적이 있으며, 2015년 8월에는 북한 무인기가 강원도 화천 MDL 남쪽 상공에 침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