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유지 지상파 예능·'연애' 등에 업고 웃는 OTT [ST연말결산]

송오정 기자 2022. 12. 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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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MBC, SBS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2022년에는 '런닝맨', '1박 2일 시즌4', '놀면 뭐하니?' 등 지상파 대표 예능이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이전과 비교해 다소 조용했다. 이와 달리 OTT는 연애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화제성까지 한몫 톡톡이 챙기면서 올해 예능계 승자가 됐다.

◆ 답보 상태의 KBS·MBC·SBS 대표 예능

SBS 대표 장수 예능 '런닝맨' 시청률은 3~4%대에서 그치면서 반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10년이 넘는 장수예능으로서 해외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고 '스낵 컬처'로서 OTT나 유튜브 콘텐츠로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시청자층이 비교적 젊은 세대다보니 본방사수보다는 OTT를 활용한 시청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시청률만으론 '런닝맨'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런닝맨'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묘하게 달라진 이유는 긴 시간만큼 각종 크고 작은 이슈도 많았다는 점이다. 최근 메인PD 교체가 있기도 했으나, '런닝맨'은 올해만 해도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 주차, 과도한 비속어 및 폭력성 등등 꾸준하게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부정적 이슈로 언급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런닝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보다 상이하게 나뉜 것도 사실이다.

KBS2 '1박 2일 시즌4' 역시 메인 PD 교체라는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이전보다 혹독해진 벌칙으로 과거의 '독한 맛'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즌4의 '순한 맛'을 사랑하던 일부 시청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런닝맨'에서도 지적받았던 것처럼, 지금의 시청자는 과거의 가학적인 모습을 원치 않는다는 것.

'1박 2일'은 기존의 '독한 맛'과 시즌4만의 차별점이었던 '순한 맛' 사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도저도 못한 상황을 이어갈 것인지, 확실한 색깔을 찾아 고수할 것인지 제작진의 고민이 깊어지는 순간이다.

메인 연출자가 바뀌고 심판대에 오른 것은 MBC도 마찬가지이다. 믿고 보던 유재석X김태호 조합으로 시작된 '놀면 뭐하니?'는 장수 예능 '무한도전'의 뒤를 이어 MBC의 대표 예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박창훈 PD가 바톤을 이어받고 이이경과 박진주의 합류로 7인 체제로 대거 변화를 맞이했지만, 새로워진 '놀면 뭐하니?'만의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여론도 냉정한 평가가 주를 잇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런닝맨' 유재석이 올해 대상을 거머쥐었으며, 나머지 두 프로그램도 무관으로 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특출난 화제성이나 시청률을 보인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제칠만한 라이징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메인 연출자 교체라는 커다란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상의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다만 현상 유지에 머무르는 지상파 대표 예능들의 안주가 아쉽다.

환승연애2, 솔로지옥2 포스터 / 사진=티빙, 넷플릭스 제공


◆ 연애 등에 업고 나는 OTT

올해 예능은 연애 데이팅 프로그램의 해였다. 이미 지난해부터 많은 사랑받고 있아 시즌제로 선보이고 있는 ENA·SBS Plus '나는 SOLO', 티빙(TIVING) '환승연애', MBN '돌싱글즈' 등을 필두로 각 채널마다 다양한 연애 데이팅 프로그램이 론칭됐다. 출연자 대부분이 핫한 인플루언서로 떠오를 정도로 관심이 높다. 그만큼 2022년 대한민국 예능계는 '비연예인', '연애'가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나 '연애'를 통해 가장 많은 득을 본 것은 OTT였다. 티빙, 넷프릭스(NETFLIX) 등은 각각 대표 데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환승연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에서도 티빙 유료가입자 기여도 16주 연속 1위, 역대 콘텐츠 주간 시청 UV 1위 등을 기록했다. CJ ENM 3분기 영업이익에서도 드라마 '작은아씨들' 등 콘텐츠와 함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12월 공개돼 올초 데이팅 프로그램의 포문을 열었던 '솔로지옥'으로 2022년 상반기 화제성을 꽉 잡았다. 그동안 예능 특성상 글로벌 시장에서 '웃음 포인트'의 공감대를 잡기 쉽지 않았지만, '솔로지옥'은 글로벌 OTT라는 강점을 발판으로 화제성을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올초 1월 '솔로지옥1'은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0권에 진입한 국내 예능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시즌2 역시 공개 2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웨이브(WAVVE)는 '메리퀴어', '남의 연애' 등을 통해 이색적인 연애를 다루며 주목받았다. 이성간 사랑이 아닌 소수자의 사랑을 다룬 것. 다른 연애 프로그램에 비해 큰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지상파나 타 OTT가 시도하지 못한 최초의 길을 개척하고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세간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IHQ 에덴


◆비연예인 연애 예능의 '그림자'

연애 예능이 2022년 예능계를 뒤흔들었지만,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연예인이 출연하고 리얼리티를 표방한 만큼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허를 찌른다. 제작진은 서류 및 미팅을 통해 출연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출연자의 모든 배경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출연자의 과거나 배경이 논란이 되곤 한다. 더 나아가 제작진이 문제의 출연자를 옹호하는 입장을 펼쳐 함께 비난받기도 했다.

IHQ '에덴'에는 폭력 전과를 가진 출연자가 등장해 물의를 빚었다. 양호석은 앞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 차오름을 폭행해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또 집행유예 기간에 쌍방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련'을 극복하고 용기낸 것이라 포장한 '에덴' 제작진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최근엔 '나는 솔로' 11기 상철(가명)이 방송 출연 직적 파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와 커플이 됐던 11기 영숙(가명)은 상철이 전 연인에 대한 앙갚음으로 방송에 출연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로 이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제작진도 이를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공방전이 오가고 있다. 이 가운데 또 다른 출연자들은 캐릭터를 위해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편집했다는 지적을 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또한 연애 프로그램 홍수 속 더 튀기 위해 자극적인 편집이나 의도적 상황 설정이 비판받기도 했다. 동침이란 소재를 다룬 '잠만 자는 사이', 수영복만 입고 이성간 스킨십을 노골적으로 노출한 '에덴', 거짓말로 상대를 속이는 디즈니+ '핑크라이' 등은 신선함과 자극성 사이 위태로운 줄타기로 대중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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