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주시청 본관 내년 3~4월 철거…시민단체·민주당 시의원 반발

오윤주 2022. 12.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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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가 문화재청·시민단체 등의 보존 요구를 뒤로하고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에 나서기로 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건축 전문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단 등이 지속해서 옛 청주시청 본관의 문화재적·역사적 가치를 역설하고, 보존을 요구하지만, 청주시는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화재청 직권으로 옛 청주시청 본관을 문화재 등록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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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가 철거를 추진하는 옛 청주시청 본관.

충북 청주시가 문화재청·시민단체 등의 보존 요구를 뒤로하고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에 나서기로 했다. 청주시의회도 철거 예산을 처리한 터라 내년 3~4월께부터 본격적으로 철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옛 청사를 허물고 새 청사를 이곳에 지을 예정이다.

26일 청주시 쪽 말을 들어보면,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는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공산이 높다. 청주시 관계자는 “철거 예산이 시의회를 통과한 만큼 예정대로 내년 3월께 건물 석면 철거를 먼저 한 뒤 업체 선정과 허가 등의 절차를 밟아 내년 4월부터 철거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청주시는 철거 절차를 밟는 한편 옛 시청 본관 보존을 요구해온 문화재청과도 협의를 하기로 했다.

김대규 청주시 시청사건립추진단 티에프팀장은 “등록문화재 등록에 적합하지 않고, 현재 문화재도 아니기 때문에 청주시 의지로 철거할 수 있다”며 “철거를 강행하기보다 철거 관련 당위성 등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협의를 문화재청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관련 예산(약 17억원)을 통과시켰다.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청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단이 모두 사퇴하고, 의사 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박완희 청주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병국 시의회 의장의 불통이 사태를 키웠다. 일방적인 의사 진행으로 협치를 거부한 김 의장의 불신임 안건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의 철거 추진에 시민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으로 이뤄진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문화재청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건축 전문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단 등이 지속해서 옛 청주시청 본관의 문화재적·역사적 가치를 역설하고, 보존을 요구하지만, 청주시는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화재청 직권으로 옛 청주시청 본관을 문화재 등록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문화재청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 분과위원장단은 지난달 3일 “청주시는 옛 청사 본관 철거 절차를 중단하고, 합리적인 보존 방안을 이행해야 한다. 청주시가 자율 보존 의지가 없는 게 확인되면 문화재청이 강력한 문화재 보호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문화재청도 지난 15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쪽에 보낸 공문에서 “청주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보존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합리적 보존 방안 마련이 불가능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전문가 조사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복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장은 “일단 청주시와 협의를 진행하려 한다. 대화를 통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내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청주시에 옛 청주시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를 살피는 근대 건축 전문가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청주시가 옛 청주시청 본관 첨탑은 후지산, 로비 천장은 욱일기, 외부 난간은 일본 목조 건축 양식을 형상화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대부분 근대 건축 전문가들은 청주시의 왜색성 제기를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으로 본다. 옛 청주시청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를 따지는 비정치적 학술 토론을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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