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 아닌가요?” 골프장 카트사용료가 유감인 이유

김인수 2022. 12.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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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사용료가 왜 그렇게 비싸죠?"…납득할 수 없는 요금 구조

고가의 골프장 카트사용료에 대한 거부감과 반발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반발의 내용은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골프장 측이 카트 사용을 의무화했으면서도 카트 사용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팀과 팀 사이 7분으로 짜여진 티타임 간격을 정확히 지키면서 팀 수를 더 많이 받으려고 골프장 쪽에서 도입한 것이 바로 골프 카트다. 이 때문에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에선 경치를 감상하면서 걸어서 라운드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다.

골프장 이용료와 더불어 카트 사용료가 점점 더 오르는 것 또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요인이다. 2022년 10월 기준으로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카트사용료는 9만 6천7백 원이고, 대중골프장의 카트 사용료는 평균 9만 1,100원이라고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분석했다.

팀당 카트 사용료가 9만 원인 골프장은 132개이고, 10만 원 받는 곳은 171개소로 늘었다. 9만 원 이상을 받는 골프장은 2017년 19개소에서 2022년 10월 기준으로 303개소로 급증했다. 설해원 골든비치cc는 12만 원이고 남양주 해비치 cc처럼 13만 원까지 받는 곳도 등장했다.


■국산 카트가 점유율에서 외제 앞질러…국산 카트 가격 1,500만 원 안팎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골프 카트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산 카트가 외제 카트 점유율을 넘어섰다는 것과 국산 제조업체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골프장에 배치된 4,000대의 카트 가운데, 국산 카트는 2,800여 대를 차지해 6대 4로 우세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4~5년 전까지 최고 80%를 차지하던 일제 야마하(YAMAHA) 카트는 2008년 이후 점차 국산 골프 카트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해 국산 골프 카트에 역전을 허용했다. 국산 중 에이프로(Apro)카트가 시장의 40%, 야마하가 4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0%의 시장을 국산 군소제조업체가 분할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보고다.

국산 카트는 현재 구매가 1,500만 원 안팎이다. 환율에 따라 변동하는 특성으로 야마하 카트는 대당 가격이 국산보다 200만 원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골프 카트 역시 배터리 기술이 핵심이다.

과거 납축전지 방식이던 배터리는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또는 리튬 인산철 등 모두 리튬 계열 배터리로 대체됐고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배터리를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선도로 배터리 제조 기술은 평준화가 이뤄졌고 이제 절연을 위한 패키징(packaging) 기술과 배터리 관리 기술(BMS)까지 일체형으로 완성하는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다.

국산 카트와 일제 카트의 사용 연한도 비슷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차량 품질 보증 기간은 2년, 배터리 품질 보증 기간은 5년이고 관리에 따라 10년까지 무난하게 쓸 수 있다고 카트 제조업체는 홍보하고 있다.

■카트 구매 비용 "6개월이면 원금 회수" …사실일까?

그렇다면 카트 구매 비용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소요될까.

우선 18홀 골프장에 필요한 전체 카트 대수와 운용 방법 등을 대입한 원금회수법으로 계산해 봤다. 골프장과 카트 판매 업계를 취재한 결과, 1부 시간대에 40팀, 2부에 40팀을 받는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전체 카트 대수는 약 60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충전 대기 시간을 고려하고 고장에 대비한 예비 카트 등을 포함한 대수다. 야간 라운드인 3부 시간대에 15개 팀을 받는 골프장이라면 약 70대 이상 최대 80대가 필요하다.

1대당 1,500만 원에 80대를 사면 12억 원의 구매 비용이 든다. 카트를 유도선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유도선 매립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 카트 유도선 매립 비용은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최대 1억 5천만 원이고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배터리 교체 비용은 1대당 500만 원이다. 5년이 지난 뒤 80대의 배터리를 모두 교체하면 배터리 교체 비용 4억 원이 든다. 카트를 10년까지 운용한다고 가정할 때 소요 비용은 모두 17억 5천만 원이다.

카트 사용료 10만 원을 받고 3부까지 영업을 했을 때 하루 95개 팀을 다 받으면 전체 카트 사용 요금으로 하루 950만 원의 수입이 생긴다. 카트 구입 이후 184일 정도면 구매에 들어간 원금과 5년 이후 배터리 교체 비용까지 모두 회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약 6개월 이후부터는 골프장 측의 순수익이다. 구매 이후 10년 동안 카트를 운용할 경우 나머지 약 9년 6개월 동안 카트 사용료로 거둬 들이는 순이익은 약 325억 원 정도에 이른다.

[원금 회수 방식으로 본 카트 구매 비용과 수익 계산]
-18홀 골프장 기준/ 80대 운용/ 야간 3부까지 95팀 수용 시

1. 카트 운용 비용=17억 5천만 원(구매비 12억 원 =1,500만 원×80대) +배터리 교체비 4억 원
+카트 유도선 매립비 1억 5천만 원)
2. 카트 운용비 원금 회수 기간 :184일( ×1일 950만 원)=17억 4,800만 원
3. 향후 수익금 324억 9천만 원=1일 950만 원×30일×114개월

카트 탑승을 고지한 한 골프장의 안내문. 국내골프장에서 걸어서 라운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골퍼들은 말한다.

■ 전기료·정비비·감가상각비로 따져본 1일 카트 운용료?…"하루 1만 2천 원"

다음은 전기료와 정비비, 그리고 감가상각비 등을 합해 1일 카트 운용료는 얼마가 들어가는지 계산해 본 것이다.

카트는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통상 세무당국에서 인정하는 감가상각기간은 5년으로 산정한다. 카트 구매 비용이 1대당 1,500만 원일 경우, 차량 감가 상각 비용은 1개월에 25만 원이다. 1달에 25일 운행하는 것으로 줄여 잡아서 1회당 1만 원이 카트 1대에 해당하는 감가 상각 비용이다.

카트 충전을 위한 전기 요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기준으로 카트 60대 충전 시 1달 전기료는 136만 800원, 80대일 경우 1달 전기료는 181만 4,400원에 불과하다. 골프 카트 1대당 1회 충전 전기료는
756원이고 1달에 22,680원이다. 골프 카트 1대당 연간 유지 비용은 국산 기준 평균 29,312원이고 1일로 환산하면 80원꼴이다. 감가상각기간이 5년이므로 배터리 교체 비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카트 유도선 매립비용은 세무당국의 감가상각 기간과 맞춰 5년 기준 1일 1,041원으로 계산했다. 전기료와 정비·수리비, 유도선 매립 비용 등을 포함해도 하루 1,878원이므로 감가상각비 1만 원을 포함한 1대당 1일 운용비를 편의상 1만 2천 원으로 넉넉히 잡아도 골프장이 카트사용료를 1대당 10만 원 받는다면 8만 8천 원이 이익금이다.

[ 감가 상각비 방식으로 추산한 1일 카트 운용비와 수익 계산]
-18홀 골프장 기준/ 80대 운용/감가 상각 기간 5년/1개월에 25일, 1일 1회 운행할 때

1. 카트 감가상각비= 1일 1만 원( 1개월 25만 원 = 1대 1,500만 원÷60개월)
2. 골프 카트 1대 1일 1회 운용비= 1,877원
( 1회 충전 전기료 756원+ 정비·수리비 1일 80원+ 유도선매립비 1일 1,041원)

3. 골프장이 카트를 5년 운용할 경우 수익금
126억 7천2백만 원=88,000원×80대×30일×60개월

■카트 사용료 "무료화하거나 현실화하는 것이 옳다."

원금 회수 방식이든 감가 상각 방식이든 위 두 가지 계산법 가운데 어느 쪽을 따르든 간에 골프장 쪽이 카트 사용료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카트 사용료가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책정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한 카트가 아니라 골프장을 위한 카트라는 점에서 소비자는 카트 사용료를 무료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료가 아니더라도 하루 빨리 현실화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골프장 쪽에서 이를 스스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관련 행정 기관이 이를 강제 조정해야 하고 카트 사용료를 그린피나 다른 요금에 전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세청 등이 앞장서야 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골프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이다.

(인포그래픽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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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기자 (andre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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