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극적 무승부에 도취되선 안 돼...토트넘에 주어진 '해결 과제'
[포포투=한유철]
극적인 무승부로 긍정적인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 도취되선 안된다.
토트넘 훗스퍼는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9승 3무 4패(승점 30점)를 기록, 순위 상승에 실패했다.
38번의 리그 경기 중 한 경기에 불과했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한달 반 만에 치러지는 리그 일정이었으며 후반기 팀의 경기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인 4위에 올라 있었지만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추격을 받고 있었기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했다.
전반전은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한 것과 달리 토트넘은 그렇지 못했다. 위고 요리스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빠져 로테이션이 가동됐고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의 움직임은 다소 둔했다. 중원 싸움에서 브렌트포드에 완전히 밀렸고 전반 초반엔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헌납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공격에선 손흥민만이 날렵한 몸놀림과 적극적인 슈팅으로 활기를 더하고자 했다. 하지만 혼자선 역부족이었다. 브렌트포드의 수비는 단단했고 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에 토트넘 선수들은 허둥지둥했다.
그러다 후반전 추격이 시작됐다. 후반 초반 이반 토니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20분 해리 케인이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균형을 맞춘 토트넘은 남은 시간 동안 분위기를 주도하며 공세를 펼쳤다. 전반 통틀어 시도한 공격보다 후반 막바지 몰아친 공격 횟수가 더 많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고 브렌트포드의 골망을 더 이상 가르지 못했다.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나쁜 평가를 받진 않았다. 이번 시즌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2점 차 스코어를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후반전 달라진 모습이 유효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바뀐 것은 없었다. 오히려 바뀐 쪽은 브렌트포드였다.
토트넘의 전술적인 스타일은 전반 초반부터 막바지까지 일관적이었다. 방향 전환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간헐적인 드리블로 측면을 허무는 것. 전반전엔 막혔지만 후반전에 맞아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토트넘이 아닌 브렌트포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키워드는 '압박'이다. 전반전 브렌트포드는 전방에서부터 거센 압박을 통해 토트넘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았다. 방향 전환을 하려는 틈을 주지 않았고 전환 패스를 허용했다 하더라도 빠르게 달려들어 볼을 탈취했다. 측면에서 페리시치와 쿨루셉스키의 드리블 돌파는 전반전에 전혀 먹히지 않았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 2명을 상대로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자 자연스럽게 토트넘의 패스 경로는 차단됐다.
하지만 후반 초중반이 넘어가면서 브렌트포드의 압박은 눈에 띄게 줄었다. 전방 압박보다는 지역 수비를 택했고 이는 토트넘 선수들에게 '자유'를 줬다. 방향 전환을 해도 압박이 없으니 2차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데도 용이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자신감을 회복했고 자연스레 개인 돌파 성공률도 증가했다.
상대의 압박이 줄어들면 경기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상대의 압박 강도에 따라 경기력이 너무나 달라진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비단 이번 경기 뿐만이 아니다. 이번엔 상대의 느슨해진 압박에 따라 경기력을 되찾았지만 이 현상이 시즌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결국 상대의 압박 강도와는 상관없이 온전히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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