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헐값 매각 논란…바람 잘 날 없는 바이오株

양지윤 2022. 12. 27.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헬릭스미스, 헐값 매각 논란에 개미들 반발
휴마시스, 개미 지분 확보에 회사 측 형사고소 맞대응
사측·개미 갈등에 내년 임시 주총서 공방전 예고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헬릭스미스와 휴마시스의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회사와 개미투자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주주친화 정책 부재를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어 내년 주주총회에서 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헬릭스미스, 임상 발표 앞두고 헐값 매각 논란에 개미들 부글부글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084990)는 지난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 모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엠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297만7137주(약 350억원)를 신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같은 날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의 손자 회사인 세종메디칼이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취득키로 했다. 카나리아바이오 측의 인수 금액은 사실상 50억원에 불과해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는 이날 CB 취득에 이어 오는 29일 유상증자 자금 납입을 거쳐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거래 후 헬릭스미스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해 총 6.73%로 2대 주주로 남는다. 김 대표와 유승신 대표 등을 포함한 이사 5인은 사임하는 안은 내년 1월31일 열릴 임시주총에서 확정해 신규이사진 선임이 이뤄지게 된다.

헬릭스미스 주가는 경영권 이전 결정이 난 지난 22일 9.96%, 다음날에는 15.16% 급락했다. 이날 10.14% 상승 마감했지만, 공매도 거래 금지가 연장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폭락과 함께 공매도가 급증하자 지난 23일 헬릭스미스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이날 거래 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상 결과와 관련한 발표를 불과 석달 앞두고 최대주주가 변경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회사 건물과 유동자금 등 2000억원 가량 자산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50억원에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임상 성공을 자신했던 엔젠시스 결과 발표를 코앞에 두고 양도 결정을 내린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번 경영권 매각은 소액주주 측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계약 체결이 강행돼 개인 투자자들 불만이 크다.

휴마시스, 내년 주총 앞두고 개인 투자자 지분 확보에 고소전

개미 투자자들은 내년 1월 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벼르고 있어 사측과 개인 투자자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소액주주 모임 카페에서는 임시 주총 안건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유상증자 후 김선영 대표쪽 지분 6.73%, 신규 투자자들이 제3자배정으로 받는 지분 7.3%에 500억원이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지분 10%가 늘어나면 앞으로 우리 소액주주들이 이기기 힘든 지분이 된다”며 “1월31일 임시 주총에서 힘을 모아 신규 이사 선임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마시스(205470)도 지난 9월 임시 주총 이후 회사 측과 소액 주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휴마시스와 소액주주모임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소액주주모임 대표 A씨를 업무방해죄로 경기 군포경찰서에 형사고소했다. 지난 10월 임시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행사를 위해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으는 과정에서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 미흡, 경영진의 불통 등을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고, 회사가 제시한 이사 보수한도, 적대적 인수합병 등 임시주총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어 소액주주모임과 뜻을 같이하는 주주 구희철씨를 포함한 5명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지분 5.45%를 확보하기도 했다. 휴마시스 주가는 경영권 분쟁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중순 장중 2만3000원까지 뛰었지만, 현재 1만7000원대로 내려왔다.

휴마시스 역시 내년 2월 소액주주들의 제안으로 임시주총을 연다. 지난 10월 소액주주 제안권 행사에 따른 의제와 의안을 포함해 이사회 측 결의에 따른 의제, 의안도 부의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임시 주총을 앞두고 형사 고소까지 진행해 양측간 갈등이 단시일 내에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해 주주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결집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