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당구 르네상스?' 새로운 100년을 위한 묵직한 과제
한국 당구를 이끄는 대한당구연맹(KBF)이 새로운 100년을 위해 실업팀 창단과 유소년 저변 확대를 향후 최대 과제로 내걸었다.
연맹은 2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당구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올해를 결산하고 내년 이후 계획을 밝혔다. 전문 선수들을 위한 국내외 대회 출전과 개최는 물론 저변 확대를 위한 생활체육 강화까지 투 트랙으로 당구 발전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연맹 박보환 회장은 이날 "올해 코로나19에도 8년 만에 국내에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서울3쿠션 당구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밖에도 디비전(승강제) 리그, KBF i 리그 등 생활체육 동호인과 유소년 등 저변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을 마쳤다"면서 "이에 연맹은 대한체육회 종목 단체 혁신 평가 결과 5년 연속 우수 이상 등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연맹은 지난 8월 서울3쿠션 당구월드컵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개최했다. 이어 11월에는 강원도 동해에서 '제74회 세계3쿠션당구선수권대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린 '2022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등 국내 대회도 정상 개최됐다. 또 3년째를 맞은 디비전 리그에는 전문 선수까지 참여했고, 2022년 대한당구연맹 유·청소년클럽리그(2022 KBF i-League)도 첫 시즌을 마쳤다.
전문 선수와 동호인, 유소년까지 아우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당구 신동으로 불린 조명우가 샤름엘셰이크 3쿠션 월드컵 우승과 세계선수권 4강을 이루고 차명종도 서울월드컵 준우승을 거두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연맹 나근주 사무처장도 "i 리그도 타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6억 원의 예산에도 1100여 명이 참가할 만큼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내년 사업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11회 아시아선수권과 세계 3쿠션 그랑프리에 이어 LG U+ 마스터즈, 서울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더욱 공격적으로 개최하고, 디비전 리그도 왕중왕전을 개최하는 등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 과제로 실업팀 창단과 유소년 저변 확대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현재 당구 인기가 좋다고 하지만 연령층이 높고 유·청소년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또 실업팀이 많이 생겨야 '당구를 해도 잘 살 수 있구나'는 인식을 심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때문에 i 리그를 더욱 활성화하고 찾아가는 당구 교실과 가족이 함께 하는 당구 페스티벌 등 올해 시행한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맹은 "지난 16~18일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전 세계 최초의 당구 축제인 2022 KBF I-LEAGUE Q-Festa(이하 큐페스타)를 개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 당구의 발전을 위한 과제도 적잖다. 최근 중계 시청률 등에서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기존 프로 종목을 위협하는 프로당구(PBA)와 상생, 사업을 이끌어갈 연맹의 인력 문제 등이다. 연맹은 2019년 출범한 PBA와 선수 교류 등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다.
이에 박 회장은 "PBA와 갈등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해 상충과 선수들 간의 대립 등 쉽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한국 당구의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해 빌리어즈TV와 4년 중계권 계약을 맺었는데 PBA 측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박 회장은 또 "PBA에서 돌아온 선수에 대한 3년 출전 금지 제재도 1년으로 줄이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 운용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사실 사업이 확대되면서 연맹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TO(인원 편성)이 정해져 있어 증원이 쉽지 않아 상황에 맞게 사업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처장은 "최근 기존 인력이 빠지고 새로운 인원이 충원되면서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내년 이후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보환 체제로 임기의 절반인 2년을 보낸 대한당구연맹.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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