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미송환 국군포로, 자녀가 대신 보수 청구 불가…합헌"

기사내용 요약
생환해 등록한 국군포로만 보수청구 가능
"평등의 원칙 위배된다" 헌재에 위헌소송
헌재 "등록은 선행되어야 할 필수적 절차"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국내로 귀환한 '국군포로'에게만 보수를 지급하도록 정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자녀가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를 대신해 보수를 청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헌재는 A씨가 국군포로의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대해 낸 위헌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국군포로송환법은 국내로 생환해 등록 절차를 거친 '등록 국군포로'에게 60세 이전까지 억류된 기간의 보수를 국방부가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7월 국군포로였던 부친 B씨의 억류 기간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라고 국방부에 신청했다. 국방부는 B씨가 국내로 귀환하기 전 사망했기 때문에 생환 포로와 같은 보수 지급은 불가능하다면서 거부했다.

A씨는 국방부를 상대로 B씨의 보수 지급 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도 법원에 신청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이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이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는 국군포로송환법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헌재는 "국군포로가 국가를 위해 겪은 희생을 위로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한다는 국군포로송환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보수를 지급하기 전에 등록 절차는 선행돼야 할 필수적인 절차"라고 판단했다.

이어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의 경우 등록을 할 수가 없고, 억류지 출신 포로 가족이 대신 등록을 신청하는 경우 억류 기간 중의 행적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대우와 지원을 받을 대상자가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 판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헌확인 소송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위헌 여부에 따라 소송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야(재판의 전제성) 한다.

보수청구권은 일신전속권이기 때문에 헌재 결론에 따라 A씨가 낸 소송의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는 취지다. 보수청구권은 B씨만 행사할 수 있고(일신전속권), 자녀인 A씨에게 상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앞서 유사한 취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적이 있다. 이때는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에 대한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소송이었다. 헌재는 이때 각하 결정했고, A씨는 헌법소원 종류를 변경해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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