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학생부 기록으로 남겨야"…교육부, 방침 확정

기사내용 요약
관련법 국회 계류…"수업 혁신 위해 조치 필요"
교총 "출석정지도 남겨야"…"낙인·소송" 우려도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교권침해 방지 대책을 27일 확정했다. 불필요한 낙인, 학내 소송 증가 우려가 있던 학교생활기록부 조치사항 기록도 추진하기로 정했다.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교육부는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개정해 전·퇴학 등 중대한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하기로 정했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교육부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령을 개정해 학생부에 남길 교권침해 조치 사항의 범주 등을 세부적으로 정할 방침이다.

학생, 보호자가 교사를 상대로 ▲형법상 상해·폭행·협박·명예·손괴의 범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폭력 범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불법정보 유통, 기타 교육부 장관이 고시로 정한 행위가 교권침해로 규정돼 있다.

해당 행위를 한 학생은 최소 교내봉사부터 최대 퇴학까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법령이 개정될 경우 전학과 퇴학 처분까지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학생부는 대입 등 상급학교 진학 전형에도 쓰인다.

학생부에 기록을 남기는 것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과 낙인, 소송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성명을 내 "학생부 기재 방안은 심각해지는 교권침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원지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재차 촉구했다. 교총은 출석정지 이상을 학생부에 남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총을 제외한 다수 교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부 기재 방침을 강행했다"며 "학생에게 주어지는 낙인 효과, 교내 소송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어떻게 책임질 지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당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교실 수업의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수업 방해 행위로 인해 적극적인 교사의 수업 혁신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관련 고시를 개정해 '심각한 수업방해 행위'를 교권침해 유형으로 신설할 예정이다. 앞서 8일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국회를 통과해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생긴 데 따른 조치다.

피해교원은 교권침해 학생과 즉시 분리한다. 교사가 특별휴가를 얻어 우회적으로 회피해 왔지만 앞으로는 긴급할 경우 피해 학생에게 우선 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고, 교사에게는 법률 지원과 피해비용을 보상한다. 학생이 회피하면 추가 징계 조치가 가능하다.

출석정지 이상 조치를 받은 학생은 출석정지, 학급교체 조치를 받기 전에도 특별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정했다. 특별교육에는 학부모를 함께 참여시킨다.

학교와 시도교육청에 설치된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추가 설치하고,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가칭 '교육활동보호센터'로 개편해 교권침해 예방을 강화한다.

정부와 민간, 교육주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교권침해를 막기 위한 '교육공동체 협약'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인식을 환기해 선생님들이 교실 수업 혁신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며 "방안에 포함된 내용이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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