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내 귀환해 등록한 국군포로만 보수 지급은 합헌"

유족 "귀환 전 사망 포로 규정 없어" 헌법소원 제기…재판관 5대 4로 합헌 결정
"귀환 못한 국군포로 행적 파악 한계…평등 원칙 위배 안 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국군 포로 중 국내에 귀환해 등록 절차를 거친 이들에게만 보수를 지급하도록 규정한 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국내에 귀환해 등록 절차를 거친 국군포로에게만 보수를 지급하도록 규정한 '국군포로의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에 대해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국군포로 손모씨는 6·25 전쟁 중 북한에 억류됐으며 1984년 북한에서 사망했다.

손씨의 자녀인 A씨는 북한에서 태어나 탈북해 국내로 입국했으며, 억류지 출신 포로 가족 및 북한이탈주민 신분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았다.

A씨는 국군포로송환법이 대한민국으로 귀환하기 전에 사망한 국군포로에 대한 보수 지원 등을 규정하지 않았다며 입법부작위에 따른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2018년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받았다.

A씨는 헌재의 각하 결정에도 손씨에 대한 보수지급을 신청했고 국방부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소송 과정에서 국군포로송환법 제9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고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을 놓고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판단했다.

헌재는 "보수 지급 대상자의 신원, 귀환 동기, 억류 기간 중의 행적을 확인해 등록 및 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국군포로가 국가를 위해 겪은 희생을 위로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한다는 국군포로송환법의 취지에 비춰 볼 때 보수를 지급하기 전에 선행돼야 할 필수 절차"라고 밝혔다.

또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의 경우 등록을 할 수가 없고, 억류지 출신 포로가족이 대신 등록을 신청하는 경우 억류 기간 중의 행적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대우와 지원을 받을 대상자가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아 보수를 지급하는 것의 실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해당 헌법소원이 부적법하기 때문에 각하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하더라도 보수 지급 거부 취소 소송의 결론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군포로송환법상 보수청구권은 포로 본인의 일신전속적 권리이며 포로가 사망한 경우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등록'을 요구한 조항이 위헌이더라도 여전히 A씨의 보수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다수는 국군포로송환법 제9조 1항이 등록이 불가한 국군포로 또는 그 유족에게도 보수청구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된다면 미귀환 포로의 보수 지급 등을 다투는 재판에서 주문이 달라질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했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