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호가 되겠다"…방망이도 곧잘 쳤던 9억팔, '이도류' 욕심 있다

2022. 12. 27. 0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제가 1호가 되겠습니다"

장재영(키움 히어로즈)는 덕수고 재학 시절 투·타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29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3.20, 타석에서는 35경기에서 3홈런 타율 0.350(80타수 28안타)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투수' 장재영의 가치를 더 높게 점쳤다. 스스로도 타자보다는 투수에 대한 욕심이 강했던 장재영은 2021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이후 투수에 '전념'했다. 그러나 큰 기대와 달리 결과는 좀처럼 따라오지 않았다. 장재영은 지난 2년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장재영은 150km를 가뿐히 넘는 빠른 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컨트롤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다. 장재영은 데뷔 첫해 19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17, 올해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군에서도 통산 29경기에서 2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6.42로 크게 부진했다.

키움은 장재영이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기를 바랐고,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 파견을 결정했다. 키움은 장재영을 단순히 투수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호주에서는 타석에도 들어서며 본격 투·타 겸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투수로 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30, 타자로는 6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3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장재영이 KBO리그에서도 '이도류' 활약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서는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타석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그동안 투수에 대한 욕심이 강했는데, (오랜만에) 타석에 들어서면서 마음이 편해졌었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장재영은 "투수들이 내게 몸 쪽 공을 던졌다가, 체인지업을 던지는 등의 볼 배합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타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리고 이를 경기에서 써보기도 했다. 타자 입장이 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타석에 선 느낌은 어땟을까. 장재영은 "사실 공은 잘 보였지만, 배트가 나오지 않더라. 머릿속으로는 '쳐야 하는데'라는 생각이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사실 타석에 더 나가고 싶었지만, (질롱 코리아에) 야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욕심을 부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재영은 시켜만 준다면, 투·타 겸업에 도전해볼 생각을 갖고 있고, 키움 또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키워볼 심산이다. 그는 "선택권은 내게 없다. 구단이 원하는 대로 따라갈 생각"이라며 "오타니는 '신'이지만, 나는 신이 아니다. 타석에 섰을 때의 장점도 분명 있지만, 하나만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투수와 타자의 겸업의 장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바로 훈련 시간이다. 장재영은 "겸업을 해보니 스케줄이 빡빡하더라. 피칭을 하는 날엔 타격도 못한다. 웨이트, 러닝을 한 뒤에는 연습 시간이 많이 부족하더라. 하지만 일정만 잘 맞추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키움은 장재영 외에도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김건희에게 '겸업' 기회를 줄 방침이다. 장재영은 '이도류'로 시즌을 준비한다면, 김건희에게 뒤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나부터 열심히, 잘해야 한다. 하지만 구단에서 시켜만 준다면, 내가 1호 투·타 겸업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도류'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오타니처럼 키움에서도 마운드와 타석에서 맹활약하는 선수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질롱 코리아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