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결정된 승부, 마지막까지 싸운 김준일

손동환 2022. 12. 2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준일(200cm, C)은 마지막까지 싸웠다.

창원 LG는 지난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전주 KCC에 85-101로 졌다. 시즌 첫 6연승 실패. 단독 3위(15승 10패)로 떨어졌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15승 9패)와는 반 게임 차.

김준일은 2021~2022시즌 개막전에서 친정 팀(서울 삼성)과 마주했다. 그러나 김준일은 개막전에서 17분 35초 밖에 뛰지 못했다. 그리고 개막전이 마지막 경기가 됐다.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이 김준일에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김준일은 부상 후 치료와 재활에 매진했다. 지루했지만, 코트에 다시 설 날을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지난 9월에 열린 필리핀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약 11개월 만에 실전 경기를 소화했다.

필리핀 전지훈련 후에는 컵대회에도 참가했다. 오랜만에 실전이었지만, 여전히 공격적이었다. 국내 빅맨과 포스트업에서 밀리지 않았고,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수비와 리바운드에도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상대 빅맨의 몸싸움을 잘 버텼다.

김준일이 버티자, 김준일과 함께 뛴 단테 커닝햄(203cm, F)도 건실함을 증명했다. 속공 참가와 마무리, 안정적이고 무리하지 않는 슈팅 역시 인상적이었다. 커닝햄이 맹활약하면서, 아셈 마레이(202cm, C)가 마음 놓고 쉴 수 있었다.

하지만 김준일은 1라운드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당 11분 53초만 코트에 있었고, 3.9점 2.8리바운드에 그쳤다. 기록 외에 드러나는 공헌도 또한 낮았다. 자청해서 D리그를 다녀올 정도였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반등했다. 특히, 3라운드 6경기에서는 경기당 20분 5초 동안 12.7점 4.2리바운드(공격 1.8) 1.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3라운드 기준 LG 선수 중 득점 2위에 LG 국내 선수 중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KCC를 만났다.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이승현(197cm, F)과 매치업됐다. 이승현을 상대로도 상승세를 보여줘야 했다.

김준일은 2쿼터에 처음 코트를 밟았다. 단짝인 단테 커닝햄과 함께 코트로 나섰다. 적극적인 공수 움직임으로 이승현을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턴오버가 많았고, 볼을 잡는 시간도 길지 않았다.

그러나 김준일은 볼 없는 움직임과 궂은일에 집중했다. 동료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코트 밸런스도 맞췄다. 하지만 KCC의 빠른 공수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LG는 2쿼터 종료 4분 48초 전 33-41로 밀렸고, 김준일도 벤치로 물러났다.

김준일은 2쿼터 종료 1분 40초 전 다시 코트로 들어갔다. 아셈 마레이(202cm, C)와 짝을 이뤘다. 수비와 리바운드, 공수 전환 등 기본에 집중했다. 3가지 요소를 결합(수비->리바운드 참가->속공 참가)해, 2쿼터 종료 49.2초 전 마레이의 파울 자유투를 도왔다. 마레이는 자유투 2개 중 1개 성공. LG는 44-47로 추격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준일은 3쿼터에 마레이와 짝을 이뤘다. 하지만 LG 외곽 수비가 허술했다. 김지완(188cm, G)과 허웅(185cm, G)에게 3점 라인 부근에서 점수를 연달아 허용했다. LG는 3쿼터 시작 4분도 지나지 않아 두 자리 점수 차(50-61)로 밀렸다.

하지만 김준일은 반격을 멈추지 않았다. 장기인 미드-레인지 점퍼를 보여줬고, 볼 없는 움직임에 이은 골밑 침투로 KCC 수비를 흔들었다. 3쿼터에만 10점(2점 : 5/6). LG 선수 중 3쿼터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63-79로 4쿼터를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던 외곽 수비 때문이다. 김준일의 득점력만으로는 상황을 바꾸기 어려웠다.

LG는 4쿼터 시작 2분 26초 만에 20점 차(67-87)로 밀렸다. 패색이 짙었다. 일찌감치 백업 자원을 투입했다. 경기를 포기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김준일은 마지막까지 코트에 나섰다. 마지막까지 KCC 림을 바라봤다. 23분 32초 동안 12점 3어시스트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끝까지 승부 근성을 보여준 곳에 의미를 뒀다. 김준일도 팀의 패배를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사진 제공 = 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