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광모와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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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여론이 월드컵을 전후해 180도 달라졌다.
대표팀을 조금 더 이끌지 않고 짐을 싸는 벤투 감독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완벽한 고객 중심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구광모 대표의 새해 다짐을 보며 벤투 감독이 오버랩됐다.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조직의 무서움은 벤투 감독이 월드컵에서 결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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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여론이 월드컵을 전후해 180도 달라졌다.
월드컵까지 가는 여정에서 그가 고집스럽다는 비판은 꼬리표나 다름없었다. 빌드업 전술을 한국에 도입하겠다는 선언이 우려를 낳았다. 우리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사전에 계획한 대로 공격을 전개하는 방법이다. 월드컵처럼 전력이 강한 팀들을 상대하는 무대에서 게임을 지배하려는 시도가 되려 독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벤투 감독은 뚝심 있게 자신의 철학을 대표팀에 녹였고,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답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 축구 강국과 맞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고집불통으로 불렸던 그의 성격은 이제 뚝심으로 통하는 분위기다. 대표팀을 조금 더 이끌지 않고 짐을 싸는 벤투 감독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팬들은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애정 섞인 별명을 붙여줬다.
LG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빠르게 2023년 신년사를 내놨다. '완벽한 고객 중심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구광모 대표의 새해 다짐을 보며 벤투 감독이 오버랩됐다.
구 대표가 2018년 회장직에 오른 뒤 가장 먼저 던진 화두는 고객가치였다. 반응은 미지근했다. 고객과 가치 각각의 단어가 생소하게 다가왔다. 당시 만 40세의 젊은 총수의 입에서 직접적이고 혁신적인 단어가 나오길 사람들은 기대했던 것 같다. 구 대표는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도 꾸준히 고객가치 경영을 빌드업했다. 오너가답지(?) 않게 일선 현장을 찾는 일이 빈번했다. 수년간 조직개편과 인사를 거치며 고객가치 경영은 조직 곳곳에 뿌리내렸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취향이 다양화하고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객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객 가치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부 조직을 만든다. 재계의 눈은 다시 LG를 주목하고 있다. 급변한 트렌드에 발맞춰 이제 막 움직이는 기업과 수년간 내공을 다진 기업 사이에 간극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구 대표는 내년이면 취임 만 5년을 맞는다.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조직의 무서움은 벤투 감독이 월드컵에서 결과로 증명했다. 구 대표가 만들 5년, 10년 이후의 LG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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