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고차 파는 현대차…"시장 정화효과 반감" 우려 나오는 이유
현대차그룹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 올해 진출도 가능했지만 중고차 업계의 반발과 중소기업벤처부의 결정으로 내년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겹쳐 중고차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사업성은 물론 '시장 정화' 효과도 반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인증 중고차 판매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하반기부터 소비자가 현대차·기아가 매입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범 사업 기간은 3년이다.
현대차·기아는 5년, 누적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자사 차량 중 200여개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서비스다.
현대차그룹은 인증 중고차 상품화를 위해 물류 시설을 갖춘 중고차 전용 센터를 구축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 검사 및 인증 체계도 마련한다. 현대차 중고차 전용 인증 센터는 내년 중 개소될 예정이며 경상남도 양산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도 구축한다. 온라인 플랫폼에선 중고차 시세 정보와 매매 관련 통계가 투명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미 비대면 중고차 거래가 크게 성장해 자체 플랫폼 구축이 중고차 사업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는 필수라는 계산에서다. 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전문 서비스 오토벨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내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전체 중고차의 2.9%,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는 4.1%만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도 시장점유율을 2024년까지 최대 3.7% 이하로 정했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영세 개인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유지됐다. 하지만 정보의 불균형을 악용한 허위 미끼 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그러자 연초부터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는 자율조정협의회를 여러 차례 열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중고차 업계 쪽에서 완성차 회사가 판매하는 중고차 대수만큼 신차를 팔 수 있는 '신차판매권' 등을 무리하게 요구해 협의회는 평행선을 걸었다.
중기부가 지난 4월 내년부터 완성차 업계가 진출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연초부터 준비한 현대차·기아는 사업 시작을 당분간 보류했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길어진 신차 출고 기간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했던 올해 중고차 시장과 달리 내년엔 경기침체로 인한 고금리로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점이다.
중고차 거래는 이미 급감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고 승용차 재고는 11만2554대였다. 경기침체로 중고차 매입 대수에 비해 판매량이 줄면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배 수준이다.
재고 차량월 5335대였던 재고 차량은 3월 2만9032대, 7월 7만3279대로 빠르게 늘었고 지난달엔 11만대를 넘어섰다. 신차급 중고차의 재고 비율도 올랐다. 올해 1년 미만 중고 승용차의 재고 차량 비율은 32.8%에 달했다. 2년 이상 3년 미만 중고차는 20.3%, 1년 이상 2년 미만 중고차는 17.6%였다.
중고차 시장 '정화'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거래 대수 자체가 폭락해 소비자의 관심도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타이밍이 문제다. 고금리로 중고차 시장 규모가 30% 정도 줄어들었다"며 "완성차 업체가 진출한다 해도 중고차 시장을 개선하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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