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2금융 신용대출 100조원…금리상승기 부실 '시한폭탄'

서상혁 기자 한유주 기자 2022. 12. 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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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카드사·보험업계 9월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 99조원…700점 이하 중·저신용자 몰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기준금리 3.5%되면 DSR 70% 초과 차주 15% 육박
ⓒ News1 DB

(서울=뉴스1) 서상혁 한유주 기자 = 카드사·저축은행 등 고금리 2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이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환 능력이 낮은 자영업자 등 신용점수 400~700점대의 중저신용 차주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업권의 리스크다. 각국 중앙은행이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2금융권의 잠재 부실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털사)·보험사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99조218억원으로 지난 연말(93조9592억원) 대비 5조626억원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출 잔액이 59조757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연말 대비 2조1036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31조4189억원으로 2조7403억원 늘었다.

특히 신용점수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점수 700점대(700점 이상 800점 미만) 차주의 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 16조7503억원에서 올 6월 17조6116억원, 9월엔 18조634억원으로 늘었다. 600점대(600점 이상 700점 미만) 차주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 6조5754억원에서 9월말 7조1240억원으로 증가했다. 300점대(300점 이상 400점 미만) 차주의 대출은 1조4959억원에서 1조6454억원으로 증가했다.

카드사 등 여전사의 경우 700점대 차주의 대출은 지난 연말 27조9502억원에서 올 9월 28조720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600점대 차주의 대출은 6조9921억원에서 7조8129억원, 500점대(500점 이상 600점 미만) 차주는 7436억원에서 9103억원으로 증가했다. 300점대 차주의 경우 4조22억원에서 3조894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신용대출 보유 차주 수 기준으로 보면 저축은행의 경우 700점 이하 차주가 지난 연말 68만5992명에서 68만3032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600점대 차주는 27만3518명에서 28만8848명, 500점대 차주는 3만2448명에서 3만8991명, 400점대 차주는 2만676명에서 2만3786명으로 늘었다. 신용도가 더 낮은 300점대 차주는 19만3372명에서 18만5819명으로 감소했는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취급 비중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사의 경우 700점대 차주가 지난 연말 164만7304명에서 올 9월 162만6545명으로 줄었다. 반면 600점대 차주가 41만6936명에서 45만1529명, 400점대 차주가 2만5269명에서 3만281명으로 늘었다.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300점대 차주가 41만123명에서 36만9910명으로 감소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내년에도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고금리 대출자 대규모 '부실' 우려

고금리 대출로 분류되는 2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이 크게 불어난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 2금융권의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인상했는데, 시장에선 내년에도 최고 3.7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취급된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 상단은 19.79%로 나타났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84%로 15%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변동금리 차주가 7~80%를 이루는 2금융권 특성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차주들이 이자부담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75%였던 올 6월말 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넘어가는 차주의 비중은 전 업권(은행·신용카드·캐피털·보험·상호금융·저축은행) 평균 9.17%로 조사됐다.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권 평균치는 12.58%다. 기준금리가 3.5%로 오를 경우 비은행권에서 DSR이 70%를 넘어가는 차주의 비중은 평균 15%로 늘어난다.

DSR이란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DSR이 70%를 넘어갔다는 뜻은 연간 소득에서 70% 이상을 이자 상환에 사용한다는 뜻으로, 향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융회사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자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차주별 부채 상환스케줄을 점검하고 부채관리를 독려하는 등 자체 위험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닥칠 부실에 대비해 금융회사를 선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 정도에 따라 정부가 맞춤형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대손충당금 적립은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비하는 수단이지,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선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회사가 어려워진 것인지 아니면 부실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따라 금융회사에 대한 관리 정책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에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한 만큼, 금융당국이 고금리 업권의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지원방안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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