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은행 지점…공백 파고드는 상호금융

이정필 기자 2022. 12.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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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은행 영업점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전국 지점과 출장소는 3분기 말 기준 2891곳으로 집계됐다.

지역에 기반을 둔 상호금융권은 은행의 빈자리를 메우며 지점을 늘리는 정반대 전략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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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4대 시중은행 지점·출장소 2891개소로 올해만 188곳 줄어
은행 안 가는 MZ세대, 87%가 모바일 뱅킹으로 업무 해결
고령층 75%는 대면 선호, 지역 기반 상호금융 지점 증가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년 노인일자리 사회활동 지원사업 박람회를 찾은 어르신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12.1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전국의 은행 영업점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업무 확대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지점을 점차 줄여나가는 중이다. 반면 지역에 기반을 둔 상호금융권은 은행의 빈자리를 채우며 점포를 늘리는 정반대 전략으로 대면 업무를 선호하는 고령층 고객을 잡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전국 지점과 출장소는 3분기 말 기준 2891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079곳에서 188곳 줄어든 규모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914개(지점 826개, 출장소 88개)에서 856개(지점 779개, 출장소 77개)로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784개(지점 657개, 출장소 127개)에서 724개(지점 603개, 출장소 121개)로 줄었다.

하나은행은 613개(지점 549개, 출장소 64개)에서 597개(지점 534개, 출장소 63개)로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768개(지점 674개, 출장소 94개)에서 714개(지점 623개, 출장소 91개)로 감소했다.

금감원의 국내 은행 지점폐쇄와 출장소 전환 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지점은 총 1112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올해 8월까지 179개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폐쇄된 은행 지점수가 전체의 67.5%를 차지했다. 은행업권은 고객들의 모바일뱅킹 등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 증가가 점포 감소 추세의 주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전국의 만 19~41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8%는 평소 금융거래 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지점을 방문한 비중은 42.4%에 불과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사용해본 금융채널 중에서는 모바일뱅킹 비중이 99.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68.2%), 인터넷뱅킹(50.2%), 지점(42.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75.1%는 은행지점을 이용하고 있다. 고령층의 비대면 채널 이용 비중은 24.9%에 그쳐 젊은 층과 큰 차이를 보인다.

지역에 기반을 둔 상호금융권은 은행의 빈자리를 메우며 지점을 늘리는 정반대 전략을 펴고 있다. 대면 업무를 선호하는 고령층 고객을 늘려나가는 게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마을금고의 본점(금고)과 분사무소 등 점포수는 2019년 3217개, 2020년 3227개, 2021년 3242개에 이어 올해 11월말 현재 3259개로 증가했다.

이 기간 신협의 전국 영업점 역시 2019년 1654개, 2020년 1677개, 2021년 1667개, 올해 11월말 1684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이 같은 추이는 지역에 기반을 둔 농협과 수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은행이 빠진 지역에 기존 지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 개발되는 지역에도 신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대면 영업을 확대하는 것은 당장 수익성이 낮더라도 향후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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