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규 “靑서 윤건영 2번 만나… 정진상 요청으로 이재명에 소개”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유동규씨(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가 작년 1월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친문 윤건영 의원의 만남을 주선한 경위에 대해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씨는 최근 검찰에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자신과 윤 의원이 청와대에서 두 차례 만났으며 그 인연으로 2021년 1월 이재명 대표와 윤 의원, 자신 등 ‘3인 만남’을 주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유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주장을 부인하는 이 대표 측과 윤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자꾸 거짓말을 하면 진실로 한번 확실하게 가려 드리겠다”고도 했다.
법조계와 유씨 주변에 따르면, 유씨는 검찰에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을 전후해 청와대에서 윤 의원을 두 차례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경기도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경기관광공사의 기획안을 제안하기 위해 청와대로 들어가 국정상황실장인 윤 의원을 만났다는 것이다. 앞서 유씨는 2017년 대선 무렵 지인의 소개로 윤 의원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유씨는 청와대 만남에 대해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씨(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에게 보고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21년 이 대표가 대선 준비를 본격화하자 그해 1월 정진상씨가 유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 의원을 이 대표에게 소개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민주당 내 친문 세력의 지지를 확보하는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그 만남은 작년 1월 경기도청 지사실에서 이뤄졌고 유씨가 배석했다고 한다. 유씨는 “그날 내가 윤 의원에게 전화로 ‘어디까지 왔느냐’고 물었고 도청 앞으로 마중도 나갔다”며 “당시 만남에서 울산·부산 지역의 친문 세력 규합 방법, 차기 정권의 인재풀 구성 방안 등에 관한 논의 등이 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그날 자신이 배석한 것을 두고 “내가 윤 의원을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당시 직함도 없던 내가 그 자리에 배석할 수 있었겠느냐”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유씨는 2020년 12월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작년 1월에는 ‘무직’ 상태였다. 검찰은 당시 윤 의원이 이 대표에게 “청와대에서 일해 보니 요직에 앉힐 인물이 부족하다. 인재풀을 미리 짜둬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유씨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과의 만남 이후 이 대표 측은 ‘측근 그룹’을 통해 집권에 대비한 인재풀을 구성하려 했다는 게 유씨 주변의 얘기다. 유씨는 “정진상 실장에게 ‘국방부와 법무부는 내가 담당하겠다’고 하자 정 실장이 이를 승낙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용씨(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를 최근 구속 기소했다. 작년 4~8월 유동규씨를 통해 남욱씨(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조성한 8억4700만원을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전달받은 혐의였다. 김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이 대표 측은 유씨가 지난 대선 캠프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3자 만남’ 관련 유씨 진술이 이 대표 측 주장과 충돌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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