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환경산업부 돼라” 한달만에… 중동서 그린 인프라 17兆 수주 임박
그린수소·해수담수화 수주 가시화
정부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중동에 16조9000억원에 달하는 ‘그린 인프라’ 구축 공사 수주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Green) 수소’와 ‘해수(海水) 담수(淡水)화’ 분야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이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는 지난 9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비공개로 열린 한·오만 고위급 환경협력회의에서 오만 정부 에너지광물부와 만나 오만에서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국내에 수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들어낸 수소를 뜻한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탄소중립 시대에 중요 에너지원으로 통한다. 일조량이 많은 중동 지역에선 태양광을 통한 재생에너지 생산 효율이 높고, 그린 수소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비용도 낮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 오만을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이 ‘탈(脫)석유’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그린 수소에 주목했고, 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던 오만은 그린 수소 계획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우리와 이해관계가 맞아 이 같은 사업 협약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환경부와 오만 에너지광물부가 이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다. 오만 입장에선 그린 수소라는 신사업을 펼치면서 수요처 확보가 중요했는데, 생산 후 수입으로 연계되는 유통망 체계 구축을 우리 정부가 약속하면서 양국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중동 그린 수소 프로젝트는 오만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사우디와도 비슷한 규모의 그린 수소 시설 공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건설되는 생산 시설에서 나오는 그린 수소를 수입하는 조건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중동 녹색 산업 진출 프로젝트’는 ‘해수 담수화’ 사업에서도 이뤄졌다. 해수 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과 각종 용해 물질을 빼낸 뒤 순도 높은 생활·공업용수나 음용수를 얻어내는 수처리 과정. 물이 부족한 중동 지역에서는 절실한 기술인데 이번에 국내 기업이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수 담수화 설비 수주에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가 작년 말 발표한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향후 그린 수소를 수입·활용한다는 청사진이 제시된 바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등 지리적 한계로 재생에너지도, 이를 활용한 그린 수소도 생산단가가 높아 사실상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나리오를 만들던 당시에는 어떻게 그린 수소를 확보한다는 구체안이 없었는데 이번에 이들 중동 국가로부터 안정적으로 그린 수소를 들여오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환경부는 해외 녹색산업을 통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2030년까지 760만t, 2050년까지 최소 2200만t가량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녹색산업 수주라는 성과도 얻게 돼 ‘일석이조’가 된 셈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수출전략회의에서 “수출은 우리 경제의 동력”이라며 “환경부도 ‘환경산업부’가 돼야 한다”고 지시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환경부 장관을 단장으로 민관 합동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프로젝트 단위별 맞춤형 전략을 짜 녹색산업 수출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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