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는 MB·사면 거부 김경수…연말특사 논란 불보듯
MB, 잔여형기 15년, 벌금 82억 면제
법조계 "사면권 제한 방안 모색해야"
[더팩트ㅣ김세정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연말 특별사면을 단행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사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통령과 달리 복권 없이 남은 형기만 면제한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면을 둘러싼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연말 특사를 단행한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23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사면 대상자를 심의했다. 법무부 장관이 명단을 대통령에게 보내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면 대상자를 확정한다. 지난 광복절 사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제인들 위주로 사면을 단행한 반면 이번 연말 사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등 정치인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확실한 분위기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의혹과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았다. 지난 6월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석방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해왔다. 취임 초 낮은 지지율 등으로 광복절 특사 대상에서 이 전 대통령을 제외했지만, 이번 연말 특사는 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도 유력하다. 김 전 지사는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를 함께 사면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통령과 달리 복권은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전 지사는 오는 2028년 5월까지 선거권이 박탈된다.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들러리가 되기 싫다며 '구색 맞추기' 사면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특사에는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 외에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전병헌 전 국회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이나 횡령 등 중범죄인 데다 반성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준우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은 사과하지 않는 상황이다. 고령이나 건강상 이유라면 형집행정지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소한 벌금 납부는 다 하고 사면을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와의 동시 사면 논의 역시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김 전 지사의 형기 만료는 내년 5월로 남은 형기가 길지 않은 편인 반면 이 전 대통령은 형기의 5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개인 비리 범죄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장윤미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의 경우 개인 비리라는 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결이 다른 것 같다. 17년 형기 중 2년 정도를 복역했는데 이 기간에도 형집행정지로 오래 나와 계셨다. 아무리 특별사면권이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국민통합의 기치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반면 김 전 지사의 경우 수감생활을 거의 다 했고, 복권 없는 사면이 유력하다고 하는데 구색 맞추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에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 변호사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아예 없애기보다는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정 범죄는 사면권을 제한하는 등 범죄 유형으로 규율을 하거나 최소한의 통제 장치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가끔 법원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어 사면권 폐지는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결정하는 특별사면과 국회 동의를 얻는 일반사면이 있는데 특별사면은 없애고 국회를 통한 일반사면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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