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의 현대家 계동 시대 공식 마감...손자 정기선의 HD현대, '판교 시대' 열었다

김형준 2022. 12. 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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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정주영 회장께서 울산 미포만 백사장을 앞에 두고 미래를 그리셨을 그 마음 그대로, 인류 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또 다른 50년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현대중공업그룹의 '적통'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국내 최초의 조선소를 세운 할아버지의 50년 전 도전 정신을 되새기면서,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추구할 새로운 그룹 가치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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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HD현대로 이름 바꾸고 
'핵심산업' 조선·에너지·산업기계 비전 제시
HD현대로 사명을 바꾼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진들이 26일 경기 성남시 R&D센터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왼쪽부터 HD현대 가삼현 대표, 권오갑 회장, 정기선 사장, 한영석 부회장. HD현대 제공

"50년 전 정주영 회장께서 울산 미포만 백사장을 앞에 두고 미래를 그리셨을 그 마음 그대로, 인류 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또 다른 50년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현대중공업그룹의 '적통'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국내 최초의 조선소를 세운 할아버지의 50년 전 도전 정신을 되새기면서,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추구할 새로운 그룹 가치를 내세웠다. 할아버지가 우리나라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아버지(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가 회사 안정화와 확장을 일궜다면, 더 빠른 변화가 예고된 앞날을 위해 그룹 체질을 개선하고 인류를 위한 고민을 계속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룹 역사 산실 계동 사옥과 사실상 작별

HD현대 그룹 새 CI. HD현대 제공

고(故) 정주영 회장이 일군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새 보금자리인 '판교 사옥' 시대를 열면서 그룹 이름을 HD현대로 바꿨다. 노란색과 초록색 피라미드 형태를 겹친 기존 현대그룹 로고를 대신할 새 상징(CI)도 내걸었다. 화살표 모양의 '포워드 마크(Forward Mark)'다. 그룹 전통을 이어가되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뜻한다는 게 그룹 관계자 설명이다.

이날 HD현대 그룹이 50주년 비전선포식을 통해 판교 시대를 선언하며 기존 서울 사무소로 쓰던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과 사실상 작별했다. ①200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시대를 연 뒤 ②2003년 정몽헌 전 현대회장이 세상을 떠나며 현대그룹 수장의 집무실도 적선동을 거쳐 연지동으로 옮겨졌다.

그동안 계동 사옥을 수도권 허브로 활용하던 ③HD현대까지 이날 판교 시대를 선언하면서, 한때 국내 1위였던 현대그룹 역사의 산실이던 계동 사옥의 역동성은 사실상 견지동과 양재동, 판교 등으로 넘어간 셈이다.


정기선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들겠다"

계동 사옥 떠난 현대家.

정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에게 "지난 50년 우리의 여정은 매 순간이 대한민국 최초, 세계 최초의 '역사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앞으로의 50년, 그리고 100년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또 다른 도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고 과거의 방식을 계속 고집하다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그룹 미션과 함께 3대 핵심 산업 비전도 등장했다. ▲조선해양 부문은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 ▲에너지 부문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 ▲산업기계 부문은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솔루션 제공'을 추구하겠다는 게 그룹 목표다. 정 사장은 "우리 핵심가치가 업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돼 HD현대가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경영진을 비롯한 리더들이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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