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좀처럼 떠나지 않는 꿈…'켄'

신효령 기자 2022. 12. 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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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완 장편소설 '켄'(문학과지성사)은 축구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 '켄'의 여정을 담았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점점 허무에 굴복해가던 켄은 어느 날 세 차례의 축구 꿈을 꾼다.

혼자서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던 켄은 세계의 끝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보고 듣는다.

여행 중에 만난 '긴 바지 자매'의 일원은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마음껏 꿈을 펼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일화를 켄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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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켄.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2.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오수완 장편소설 '켄'(문학과지성사)은 축구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 '켄'의 여정을 담았다.

세계에 '허무'가 찾아왔다는 종말적 설정 아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들은 기계적인 일상을 반복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공허함에 지쳐 삶을 마감한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점점 허무에 굴복해가던 켄은 어느 날 세 차례의 축구 꿈을 꾼다. 이후 축구가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것이자 자신이 세상에 남은 이유임을 깨닫게 된다. 축구의 흔적을 찾아 세계의 끝으로 향한다.

이 소설은 작가인 '켄'이 출판사 편집자에게 긴 여행의 일화를 들려주는 구성을 취한다. 켄은 허무가 처음 찾아온 날 소설의 마지막 장을 쓰고 있었지만, 허무가 찾아온 이후로 그 이야기를 이어 쓰지도,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지도 못한다.

혼자서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던 켄은 세계의 끝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보고 듣는다. 여행 중에 만난 '긴 바지 자매'의 일원은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마음껏 꿈을 펼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일화를 켄에게 들려준다.

켄은 축구를 기억하는 이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언젠가 세상에 존재했던 아름다움의 흔적을 이따금 발견한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는 축구에 대한 추억뿐 아니라 무언가에 열광했던 시절의 기쁨과 환희, 그 감정을 함께할 때의 우정과 연대가 스며있다.

"제가 들은 이야기 속에서 축구는 세계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축구는 파괴된 영혼을 부활케 했고,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하나로 엮었고, 야수를 진정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누군가의 삶을 완성했습니다."

오수완 작가는 "아마 당신에게도 당신을 좀처럼 떠나지 않는 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꿈이. 그 꿈이 당신을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뛰어오르도록 한다면야. 혹은 그저 지칠 때까지 공을 쫓으며 달리도록 만들 뿐이라면야."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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