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 자퇴 80%가 이공계… 의대 가는 ‘중간 정류장’
2022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공대에 합격해 등록까지 마친 A(19)씨는 1학년 1학기부터 바로 휴학 신청서를 제출한 뒤 수능 공부에 매진했다. 목표는 2023학년도 ‘인(in) 서울 의대’ 진학. A씨는 “애초 서울대에 원서를 냈던 이유도 서울대만 1학년 1학기 휴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올해 수능 성적을 보니 ‘인 서울’은 힘들더라도 경기 지역 의대는 갈 수 있는 성적을 받아, 서울대는 자퇴하고 의대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과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이 해가 갈수록 심해져 서울대 이공계조차 ‘의대를 가기 위한 중간 정류장’이 돼 가고 있다. 작년 서울대에 입학했다가 스스로 그만둔 학생 수는 33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는데, 이 중 80% 이상이 이공계 학생이라 대부분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에 193명으로 집계된 서울대 자퇴생 수는 2020년 264명, 지난해 330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서울대 다른 학과보다 전국 어느 학교든 의대를 가겠다는 학생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엔 서울대 공대에서만 104명이 자퇴했다. 공대 외에도 농업생명과학대 83명, 자연과학대 46명, 사범대 자연계열(생물·화학·지구과학·물리·수학교육과 등) 28명 등 이공계 전반에서 자퇴생이 총 284명 나와 전체 자퇴생 중 86.1%를 차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심해지는 취업난에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1년 더 투자해 의대로 가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2023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도 서울대 합격자 중 138명이 등록을 포기했는데 이들 중 81.2%(112명)가 기계공학부, 생명과학부, 간호대학 등 자연계열이었다. 이를 두고 입시업계에선 다른 대학 의대에 복수 합격한 수험생들이 서울대 등록을 대거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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