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龍宮 탈출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2. 27. 03:04
8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강동윤 九단 흑>
白 커제 九단 / 黑 강동윤 九단 흑>
<제9보>(107~121)=커제는 각종 세계 메이저대회서 총 8회에 걸쳐 우승했다. 중국 기사 중 구리와 함께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엔 타이틀 추가에 연속 실패하고 있다. 지난 달 초 열렸던 삼성화재배에선 박정환에게 패배, 1회전서 탈락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아홉 번째 세계 우승을 따내 중국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백이 △에 집어넣고 흑이 107로 때려내 패싸움이 시작됐다. 백의 부담이 흑에 비해 더 큰 패지만 108, 114 등 자체 팻감이 많다는 게 위안이다. 흑은 귀를 백에게 양보하고 적당히 보상만 받겠다는 심산. 그렇더라도 117의 팻감은 작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참고도 1의 붙임이 훨씬 위협적이란 것. 12까지 처리 후 13을 차지했으면 흑 우세였다.
118로 우상귀 패를 해소하고 120으로 전개해선 □의 무리수로 위기에 빠졌던 백이 용궁(龍宮)을 탈출한 느낌. 117, 119의 팻감이 작았다는 뜻이다. 어디서 만회할 것인가. 입술을 깨물던 강동윤, 결단을 내렸다는 듯 힘찬 손길로 121에 붙여갔다. 또 한바탕 시커먼 전운(戰雲)이 중원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110 116…△, 113 118…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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