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도봉·광명 내달 규제지역 해제 유력
정부가 다음 달 수도권 내 남은 규제지역 중 일부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어느 곳이 먼저 규제 완화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서울 25구(區)와 경기 4곳(과천·성남·광명·하남)이 규제지역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시 상대적으로 집값 불안 우려가 적고 집값 하락 폭이 큰 경기도 광명·하남과 서울 노원·도봉구를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는다. 서울 강남권에선 송파구가 후보로 지목된다.
현재 규제지역은 모두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함께 지정돼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조정대상지역보다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 강도가 더 세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도 대출·청약·세금 등에서 강한 규제를 받는 만큼, 두 가지 규제를 순차적으로 풀기보다는 한 번에 해제할 가능성이 높다.
◇노원·도봉·광명 유력…송파도 후보군
규제지역은 물가 대비 집값 변동률 같은 정량적 요소를 기초로 매수·매도 심리 등 정성적 요소를 고려해 정부가 결정한다.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내리고 있어 정량적 평가로는 모든 지역이 해제 요건을 충족한다.
우선 최근 3개월(지난 8~11월) 동안 집값이 급락한 곳들이 규제 완화 1순위로 꼽힌다. 서울에서는 노원(-5.47%), 도봉(-4.11%)이 가장 많이 내렸고, 경기에선 광명(-6.85%), 하남(-4.36%)의 집값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노원·도봉과 함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꼽히는 강북구(-1.75%), 성북구(-3.13%)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 밖에 구로(-2.39%), 금천(-2.25%), 관악(-2.25%) 등 서남권도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져 규제가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가장 명확한 지표가 가격인 만큼, 최근 집값 하락 폭이 컸던 곳들부터 규제지역에서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송파구가 같은 기간 집값이 3.69% 하락해 서울 전체에서 셋째로 하락률이 컸다. 송파구를 규제지역으로 유지한 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를 푼다면 자칫 송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송파구도 해제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강남지역만 계속 묶어두면 원하는 정책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규제지역 해제도 시장원리에 맞게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풀어도 거래 안 살아나면 상반기 중 추가 해제할 듯
정부가 지난달 수도권 규제지역을 대부분 해제할 때만 해도 서울 및 인접지의 규제 완화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주택 잠재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함부로 풀었다가 집값 안정세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서울 집값이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때와 비교될 정도로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정부는 지난 23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규제지역 추가 완화를 언급했고, 25일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규제지역 해제 조치를 1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시점까지 못 박았다.
내달 규제지역 해제 이후에도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정부 차원에서 상반기 중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만약 지금 발표한 조치를 몇 개월 시행해도 시장 흐름이 제대로 안착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한 대응을 또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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