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우환공간 유치한 그 남자, ‘진주 K-공예’ 명품화 새 도전

최승희 기자 2022. 12.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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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는 국제적 판도에서 관심을 끌고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진주에는 전통 명맥을 이어오는 장인이 많아요. 이들에게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혀 '명품'을 만들 겁니다. 또 요즘 'K공예'가 주목받잖아요. 내년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에선 진주 소목장(小木匠)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K공예를 세계 무대에 선보일 생각입니다."

"비엔날레는 첫 회에 전시 수준을 확 끌어올려야 합니다. 미술계 인맥을 총동원해 비용 측면은 양해를 구해가며 작품을 가져왔어요. 전시장도 생각만큼 마땅하지 않아 원로급은 이성자미술관, 중진급과 해외작가는 문화예술회관, 진주 소목장은 남가랑박물관에서 전시했는데 반응이 좋았죠. 전시기간이 짧고 전시장도 좁았지만 그 가능성을 확인한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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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조일상 예술감독

-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경험 풍부
- 진주시 요청으로 비엔날레 맡아
- 가구·기물 장인과 프로젝트 기획
- “밀라노 디자인위크 출품도 추진
- 지역과 세계 연결고리 되고싶다”

“비엔날레는 국제적 판도에서 관심을 끌고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진주에는 전통 명맥을 이어오는 장인이 많아요. 이들에게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혀 ‘명품’을 만들 겁니다. 또 요즘 ‘K공예’가 주목받잖아요. 내년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에선 진주 소목장(小木匠)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K공예를 세계 무대에 선보일 생각입니다.”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최근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근처 카페에서 내년 사업계획과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내년에 열릴 ‘제2회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의 예술감독에 조일상(76)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 재선임됐다. 초대 예술감독을 지낸 그는 한번 더 예술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진주시의 러브콜을 받았다. 적은 예산과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관록과 기획력과 열정, 오랜 시간 미술계에서 쌓은 넓은 인맥 등으로 첫 비엔날레를 잘 치러낸 것에 대한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에는 지난해 팬데믹 속에서도 조직위 추산 약 1만5000명이 방문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전통 공예의 법칙’을 주제로 김익령 민영기(이상 도자기) 최승천(목공예) 이정희(섬유) 등 국내 최정상급 작가부터 중견까지 수준 높은 작업들을 지역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엔날레는 첫 회에 전시 수준을 확 끌어올려야 합니다. 미술계 인맥을 총동원해 비용 측면은 양해를 구해가며 작품을 가져왔어요. 전시장도 생각만큼 마땅하지 않아 원로급은 이성자미술관, 중진급과 해외작가는 문화예술회관, 진주 소목장은 남가랑박물관에서 전시했는데 반응이 좋았죠. 전시기간이 짧고 전시장도 좁았지만 그 가능성을 확인한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시 한번 비엔날레 현장을 지휘하게 된 만큼 그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두 가지 조건을 걸었죠. 예산을 늘리고 인력과 권한을 달라고요. 예산은 2억5000만 원에서 5억5000만 원으로 올렸고, 큐레이터 확보와 작업환경 개선, 홍보 등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제 뒤에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조직이 든든해야 하니까요. 조직 안정화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는 진주 소목장 협업 프로젝트가 핵심 전략이다. 대목장이 나무로 집을 짓는다면, 소목장은 가구, 기물 등을 만드는 장인이다. 조 예술감독은 이들과 젊고 참신한 디자이너를 1대1 매칭시켜 새로운 명품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예진흥원에서 전시도 열기로 했다.

“진주 소목의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현재 우리 생활환경엔 다소 맞지 않아요. 이번 프로젝트로 진주에만 머물던 작업들을 서울 전시장으로도 옮기고, 전승해오던 가구가 아닌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으로 컬렉터에게 선보일 생각입니다. 최종 목표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 출품하는 거에요. ‘명품’을 만드는 거죠. 이것이 비엔날레의 대중화이자 산업화 아니겠습니까.”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원동력이 궁금했다. “서울과 부산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 듯합니다. 그런 기성 체제·권위주의에 대한 도전이랄까, 변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늘 있습니다. 해외와 서울·수도권을 꾸준히 드나들면서 지역과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세계 속 부산’이라는 큰 그림을 계속해서 그려나갈 것입니다.”

조형작가인 조일상 예술감독은 홍익대에서 공예학을 전공했고 동아대 예술대 학장, 대한민국 공예대전 운영위원, 전국대학미전 운영위원장,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06년부터 10여 년 부산시립미술관장으로 재직하며 ‘이우환 공간’을 유치하는 등 지역사회 문화 기반 마련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난해 부산시문화상을 받았으며, 지난 10월 부산 울산 경남 예술인 최초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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