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률 부산 4년째 꼴찌…수도권·지역 격차 더 커졌다

김미희 2022. 12.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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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 평균 취업률 67.7%…부산 62.9%, 서울 70.1% 기록

-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0.6%P↑
- 유지취업률 79.7% 전년보다 ↓
- 직장인 월 평균 소득 275만 원

부산에서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27) 씨는 고향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게 해가 갈수록 버겁기만 하다. 김 씨는 “지원 희망 기업·스터디·특강 등 모든 게 수도권에 쏠려 있다. 어렵게 수도권 기업의 필기 전형에 붙더라도 면접을 보러 가려면 차비 식비 숙박비 등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경기도 친척 집에 신세를 질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행정직을 준비하고 있는 안모(24) 씨는 “부산에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일부 공기업을 제외하면 사기업은 임금과 처우가 열악하다. 부산에 살고 싶어도 다른 지역의 직장에 합격하면 무조건 갈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지역 대학(원) 졸업생 취업률이 62.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취업률인 67.7% 보다 4.8%포인트(P)나 낮다. 일자리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취업률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부산 4년 연속 17개 시도 ‘꼴찌’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6일 이런 내용의 ‘2021년 고등교육 졸업자 취업 통계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2020년 8월과 2021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54만929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취업·진학 여부와 급여 수준 등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취업률 차이는 해가 갈수록 벌어졌다. 지난해 수도권 취업률(69.8%)과 비수도권 (66.3%)의 지역 간 차이는 3.5%P로, 전년 두 지역의 차이(2.9%P)보다 0.6%P가량 더 벌어졌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부산(62.9%)은 59.6%를 기록한 전년에 이어 취업률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은 2018년 64.8%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이래 4년 연속 맨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70.1%) 인천(70.9%) 울산(69.4%) 대전(69.2%) 세종(69.2%) 경기(69.2%) 충남(68.3%) 전남(68.2%) 등 8개 시도는 전체 취업률(67.7%)보다 높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취업률이 높은 현상은 여전했으나 격차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지난해 성별 취업률은 남자 69.5%, 여자 66.1%로 성별 간 3.4%P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20년(4.0%P)보다는 격차가 줄었다. 남녀 취업률은 2018년 3.6%P, 2019년 3.8%P, 2020년 4.0%P, 2021년 3.4%P 등으로 꾸준히 남성이 여성을 앞서고 있다.

조사대상 졸업자들이 1년 후에도 직장 취업자 자격을 유지하는 비율인 유지취업률은 79.7%로 전년보다 0.3%P 떨어졌다. 계열별로 보면 공학계열(84.6%) 의약계열(83.0%) 교육계열(81.6%)은 전체 유지취업률(79.7%)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인문계열(74.2%) 사회계열(78.2%) 자연계열(78.2%) 예체능계열(66.5%)은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 유지취업률은 수도권 80.7%, 비수도권 79.0%로 1.7%P의 차이를 보였고 성별 유지취업률은 남성 82.6%, 여성 76.8%로 5.8%P의 차이가 났다.

부경대 차재권 지방분권발전연구소장은 “학생 눈높이에 맞는 괜찮은 기업이 부산에 없기 때문에 취업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면서 “단순히 대기업 몇 곳을 부산에 유치한다고 취업률이 증가하지 않는다.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고도화된 서비스 기반의 도시로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분석했다.

■직장 취업자 월평균 소득 275만 원


건강보험 직장가입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상세 취업 정보를 분석해보니, 월 평균소득은 275만2000원으로 전년(262만9000원)보다 12만3000원 늘었다. 학부는 256만2000원(12만1000원 증가), 일반대학원은 467만6000원(18만3000원 증가)으로 전년 대비 각각 5%P, 4.1%P 늘었다. 취업 준비기간은 졸업 전 취업한 사람이 30.4%로 가장 많았으며, 졸업 후 3개월 이내(25.1%), 9개월(16.8%), 6개월(16.7%), 10개월 이상(11.0%)의 순이었다. 취업 기업 유형별로 보면 중소기업이 45.1%로 가장 많았고 비영리법인(16.9%) 대기업(9.9%)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9.9%) 중견기업(7.7%)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자의 일자리 이동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었다. 교육부가 통계청과 협업해 졸업자의 취업 후 1∼3년간 일자리 이동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20년 대학·대학원 졸업자 중 취업 후 1년 내의 이직 등 일자리 이동률은 20.7%(5만8838명)로 전년(17.4%)보다 3.3%P 늘었다. 2018년 졸업자의 취업 후 3년 내 이동률은 43.1%로 2년 내 이동률(32.5%)에 비해 10.6%P나 높았다. 2019년 졸업자의 취업 후 2년 내 이동률은 32.2%로 1년 내 이동률(17.4%)에 비해 14.9%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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