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서울 침투… 軍 100발 쏘고도 놓쳤다

신진우 기자 2022. 12. 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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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남하했다.

그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헤집고 다닌 뒤 3시간여 만에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날 오전 남하한 북한 무인기 1대는 서울 북부 지역까지 내려왔다.

군은 이날 오후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행위에 상응한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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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5대 5년만에 南영공 침범
1대는 서울까지… 3시간뒤 돌아가
軍, 전투기 등 투입에도 격추 실패
공군기 1대 대응출격 나섰다 추락
북한의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남하했다. 그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헤집고 다닌 뒤 3시간여 만에 북한으로 돌아갔다. 일부 무인기는 마을과 민간인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왔다. 군은 전투기 등 대응 전력을 투입해 100여 발의 사격을 퍼붓는 등 격추 작전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우리 공군의 경공격기(KA-1) 1대가 추락했다.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김포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도 48분 동안 중단됐다.

앞서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 가능한 대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북한은 이틀 뒤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시험발사에 이어 또 닷새 만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는 등 ‘연말 무더기 도발’에 나섰다. 이번엔 서울 시민 머리 위로 무인기까지 날리는 등 무력시위 스펙트럼을 확 넓혀 새해를 앞두고 한반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전 10시 25분경 경기 일대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 남하하는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이 포착됐다. 북한 무인기가 남측에서 발견된 건 201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17년 발견된 무인기는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까지 공중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 오전 남하한 북한 무인기 1대는 서울 북부 지역까지 내려왔다. 나머지 4대는 파주 및 강화 등에서 우리 군 주위를 분산시키기 위한 교란 활동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을 동원해 헬기의 20mm 포로 100여 발을 퍼붓는 등 격추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군 관계자는 “(서울로 온) 1대는 이북으로 올라갔고, 나머지 무인기들은 사라져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서울까지 남하한 무인기는 우리 군 조종사 육안으로 식별됐고, 날개 전장 기준 2m급으로 글라이더 형태였다고 군은 전했다.

추락한 KA-1 경공격기 수습 26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소방관계자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공군의 KA-1 경공격기 추락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에 대한 아군의 대응작전 지원을 위해 강원 원주기지에서 출격하다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에 성공해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작은 사진은 이날 추락한 KA-1 기종의 다른 기체 모습. 강원도민일보 제공·뉴스1
이날 북한 무인기를 겨냥한 아군의 대응 작전 지원을 위해 강원 원주 기지에서 출격했던 KA-1 1대는 활주로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에 성공했지만 사고기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군은 이날 오후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행위에 상응한 조치를 취했다. 유·무인 정찰기를 MDL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으로 투입해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맞대응한 것. 합참은 “북한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앞으로도 우리 군은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5시간가량 작전에 나섰지만 격추에 실패하면서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도권 일대 일부 주민들은 무인기 침범 소식이 전해진 데다 우리 군 사격 소리까지 들려 불안에 떨기도 했다. 해양경찰은 이날 오후 인천 앞바다에서 어선 및 여객선을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각각 오후 1시 8분, 1시 22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중단된 뒤 오후 2시 10분에 일괄 해제됐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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