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챗GPT가 구글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불과 3주 전 인공지능 챗봇서비스 '챗(Chat)GPT'가 발표됐다. 챗GPT는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가 내놓은 새로운 언어모델로 GPT는 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뜻한다. 챗GPT는 발표 직후 인간과 상당한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고 답변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으로 출시 5일 만에 1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 알파벳은 챗GPT에 대해 '비상경계령'(code red)을 내린 상태로 CEO 순다르 피차이가 직접 대책마련을 진두지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연 챗GPT는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AI챗봇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 1950년 앨런 튜링은 문자로 대화할 때 이것이 기계인지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기계가 지능이 있다고 했다. 1966년 MIT AI연구소에서 챗봇 'ELIZA'를 개발했다. 당시 기술로는 이용자의 입력내용과 반응스크립트를 대응하는 수준이었지만 그 이후 챗봇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2011년 애플의 시리(Siri)가 나오면서 일반 대중을 위한 챗봇서비스가 본격화했다. 비록 사람만큼 말을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시리는 일상과 업무에 챗봇이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옛 페이스북)도 스마트 비서서비스를 제공했고 국내에서도 심심이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실제로 챗봇을 써보면 실망과 우려를 금치 못한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으리라 기대했지만 챗봇은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음악재생과 간단한 질문 등 제한된 기능만 쓰이고 인공지능다운 도움은 얻기 어려웠다.
인간이 컴퓨터와 언어로 대화가 가능한 것은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분야의 발전 덕분이다. 자연어이해 분야에서는 AI 딥러닝이 사람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챗GPT는 대화체로 이용자 질문에 대한 정보를 이전 AI챗봇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빨간 공 3개, 노란 공 2개가 있는 주머니에서 1개의 공을 꺼낼 때 노란 공이 나올 확률은"이란 질문을 해봤다. 챗GPT는 곧바로 "주머니에서 1개의 공을 꺼낼 때 노란 공이 나올 확률은 전체 공 중에서 노란 공의 개수인 2개 중 한 개가 나올 경우의 수를 전체 경우의 수인 5개 중 한 개가 나올 경우의 수로 나눈 값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란 공이 나올 확률은 2/5=40%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챗GPT의 답변은 논리적이고 상세하며 어려운 문제에도 답을 제시하고 긴 글을 요약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적 대화도 하고 주제를 주면 시나 소설을 작성한다. 심지어 프로그램 코딩을 하거나 제시한 코드를 검토해주기도 한다. 앞으로 학교에서 요구하는 리포트나 서술문제는 챗GPT 검색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 검색은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연관성이 높은 링크를 보여주고 이용자가 그 링크에 직접 들어가 정보를 찾아봐야 하지만 챗GPT는 이용자가 질문한 정보를 곧바로 제공하므로 검색과정이 간소하다. 이용자들이 챗GPT를 통해 정보검색을 한다면 구글링크 클릭과 함께 제공되는 광고링크 클릭이 줄어들어 광고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사무직 지식노동 종말의 시작이자 대량실업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분명히 챗GPT는 검색이라는 인터넷의 핵심기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구글 역시 AI챗봇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검색광고에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사실과 허구가 뒤섞이고 성적·인종차별적 발언, 증오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챗GPT는 도전자로서 기존 사업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을 하고 있다. 오픈AI가 내년에 내놓을 챗GPT의 다음 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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