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신상이 사내 채팅방에 버젓이... "명백한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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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우리 회사에 입사 예정인 신입직원들 목록입니다."
특히 새 식구를 소개한다는 명목하에 신입직원들이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의정부지법은 한 기업의 사내 센터장으로 근무한 B씨가 신입사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이 포함된 입사지원서를 본인 동의 없이 다른 부서에 공유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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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 개인정보에도 무분별하게 사내 공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 처벌' 사례도
“다음 주 우리 회사에 입사 예정인 신입직원들 목록입니다.”
대기업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2년 차 회사원 A씨는 최근 업무 채팅방에 올라온 파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곧 입사를 앞둔 새내기 직원들의 이름과 나이는 물론 출신 학교, 이전 직장, 결혼 여부 등의 민감한 신상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A씨는 26일 “1년 전에 내 정보도 이런 식으로 사내에 뿌려졌을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사내 채팅방에 사적 정보를 올리는 행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개인정보 유포나 공유가 불법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아직 가족적 분위기가 남아 있는 한국의 기업문화에서는 직원들의 정보를 별다른 죄의식 없이 전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새 식구를 소개한다는 명목하에 신입직원들이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곧 입사 1년이 되는 김모(29)씨가 다니는 민간연구소 역시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인사팀 담당자가 전 직원에게 나이, 학교, 전공 등이 적시된 전체 메일을 관례처럼 발송한다. 김씨는 “신입들의 신상이 적힌 메일을 받아 보니 ‘내 정보도 이렇게 퍼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다루는 개인정보는 광범위하다. 단순히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뿐 아니라 해당 정보만으로 개인을 특정할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까지 전부 보호 대상이다. 개인정보 열람 권한이 있는 인사팀 등 기업 관리직 직원들도 처리 사유를 명확히 밝혀야 하고,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정보 주체로부터 별도 동의를 받거나, 다른 법률에 별도 규정이 있는 경우 등 일부 예외를 빼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된다.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부하 직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가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2월 의정부지법은 한 기업의 사내 센터장으로 근무한 B씨가 신입사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이 포함된 입사지원서를 본인 동의 없이 다른 부서에 공유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인 류하경 변호사는 “흔히 나이나 출신 학교, 결혼 여부 등의 정보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개인에게는 민감한 정보”라며 “제3자 유출은 법에 저촉되는 만큼 기업들 스스로 정보보안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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