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클래식]조수미와 캉토로프

김성현 기자 2022. 12.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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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시네마 클래식’에서는 ‘클래식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 코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지난 한 주의 주요 공연을 리뷰 형식으로 돌아보고 한 주의 예정 공연들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주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토머스 햄슨의 듀오 무대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을 돌아보고, 2022년 12월 마지막 주의 공연들을 정리했습니다.

<Before>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소프라노 조수미(가운데)와 바리톤 토머스 햄슨(오른쪽). 왼쪽은 피아니스트 윤홍천.

1. 12월 22일 롯데콘서트홀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토머스 햄슨의 듀오 콘서트

슈베르트의 연가곡 ‘백조의 노래’는 작곡가 사후에 묶여서 출판된 곡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이 곡의 통일성은 내재한 것이 아니라 부여된 것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22일 리사이틀에서 바리톤 토머스 햄슨은 전체 14곡 가운데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여섯 곡만 불렀다. 선곡 이유를 묻고 싶을 만큼 흥미로웠지만, 흥미로운 장면은 또 하나 있었다.

절반의 세 곡을 부르고서 햄슨이 잠시 손수건을 꺼내자 객석 일부에서 서둘러 박수가 터져나왔다. 순간적으로 햄슨은 왼손을 들면서 박수를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공연에서 관객들의 중간 박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만 연주자가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의사 표현을 하는 광경도 오랜만이었다.

후반의 소프라노 조수미는 바흐와 드뷔시의 곡들을 불렀다. 드뷔시 가곡에서 창법은 오페라 가수 같았고, 발음에는 무척 공을 들였다. 본공연을 마친 뒤 조수미는 “손톱이 길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직접 피아노에 앉아서 캐럴 메들리를 치면서 노래했다. 그 뒤에도 햄슨이 무대에 다시 등장해서 레하르의 이중창을 깜짝 앙코르로 선사했다. 생전 이 곡을 좋아하셨던 고(故) 안동림 선생님이 떠오르면서 가슴 뭉클해졌다. 당분간 잊기 힘든 성탄 선물이 될 것 같았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공연의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왼쪽)와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2. 12월 20일 예술의전당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 공연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인기템’이라면 2번은 그야말로 ‘희귀템’이다. 하지만 최근 공연장에서 접할 기회도 조금씩 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 출신의 알렉상드르 캉토로프다. 2019년 22세의 나이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할 때도 유일하게 2번을 골랐다. 차이콥스키 1~2번의 간극이 바다라면, 쇼팽 1~2번은 강물에 가깝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 공연의 협연곡도 이 협주곡이었다. 모처럼 실연으로 들어보니 연주자의 심경이 충분히 이해 갔다. 1악장 말미의 엄청난 카덴차에 이어서 반대로 2악장에서는 바이올린 첼로와의 3중주, 마지막 악장에서는 예의 경주마 같은 질주까지. 협주곡의 틀거리 속에서 피아니스트가 할 수 있는 걸 모두 보여주고 있었다. 1~2악장은 흡사 ‘예브게니 오네긴’의 관현악을 반주 삼아서 피아노를 치는 것만 같았다. 이날 캉토로프는 앙코르만 세 곡을 선사했는데 마지막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종결부를 듣고 있으니 근처로 자리를 옮겨서 나머지 ‘불새’를 다 듣고 싶었다.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는 지난 8월 서울시향 공연서 보았는데 불과 넉 달만에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 비제 카르멘 모음곡 1번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 화려한 색채감이 강조된 곡이 많았는데 크게 나쁘지 않았다. 후반 목금관의 실수가 있었는데 전람회장 들어가다가 삐끗한 걸로 여기기로 했다.

<After>

2022년 12월 27일(화) 예술의전당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

12월 27일(화) 롯데콘서트홀 소프라노 강혜정 연말 콘서트

12월 27일(목) 세종체임버홀 <하피스트 곽정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새로운 여정>

12월 28일(수) 롯데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이혁&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더 위너스 콘서트

12월 28일(수)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앙상블 블랭크

12월 28일(수)~29일(목)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리처드 용재 오닐의 선물

12월 29일(목) 부천시민회관 부천필하모닉 베토벤 합창

12월 29일(목) 거암아트홀 지휘자 금난새의 송년 음악회

12월 30~31일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송년음악회

12월 31일(토) 롯데콘서트홀 송년 음악회

12월 31일(토) 예술의전당 송년 음악회

12월 31일(토) 성남아트센터 송년 음악회

12월 31일(토) 오후 3시 국립극장 안숙선 명창의 송년 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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