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뇌 먹는 아메바' 감염으로 50대 사망..."치명률 97%"
파울러자유아메바, 호수·강에서 수영하다 감염
코에서 뇌로 이동해 조직 괴사…'뇌 먹는 아메바'
총 381건 보고…감염 위험은 낮지만 치명률 97%
[앵커]
사람의 코로 침투해 뇌를 괴사시키는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국내 첫 감염 사례로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치명률이 97%에 달해 주의해야 합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태국에서 넉 달간 체류하다 지난 10일 귀국한 50대 남성.
귀국 당일 저녁부터 두통과 열감, 언어능력 소실, 목 경직 등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다음 날 상급종합병원으로 응급이송됐지만, 열흘 만인 지난 21일 끝내 숨졌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이 남성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는데, 국내 첫 감염 사례입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호수나 강 등 민물과 토양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아메바로, 주로 이런 곳에서 수영이나 레저활동을 하다 감염됩니다
[이희일 / 질병관리청 감염병진단분석국 매개체분석과장 : 통상적으로 감염자들을 보면 대체로 물놀이를 했거나 이런 식이 대부분이니까 이분도 그러셨을 거라고 저희가 추정을 하는 거죠.]
물과 함께 코로 들어온 뒤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해 뇌 조직을 괴사시켜 며칠 안에 목숨을 앗아가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립니다.
1937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 사례가 확인된 뒤 2018년까지 381건이 보고돼 감염은 드문 편입니다.
그러나 한번 감염되면 증상 진행이 며칠 내로 빠르고 치명률이 97%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용태순 / 연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 : 수영하면 코로 이렇게 들어와서 어딜 거치지 않고 체온을 견디면서 조직을 이렇게 용해시키고 들어가다 보면 이제 뇌로 들어가니까 뇌 조직을 이렇게 용해시켜서 그거를 자기가 먹는 거죠.]
파키스탄과 인도,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감염이 보고됐는데, 다행히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병청은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에서는 수영과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주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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