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성 록밴드 “푸틴은 전범... TV를 보지 마세요”
푸틴 정권에 저항하는 노래로 유명해진 러시아 여성 록밴드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항의하는 신곡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명명하는 등 이번 전쟁을 신랄히 비판한 이 곡은 러시아 내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 펑크록 밴드 푸시 라이엇(Pussy Riot)은 신곡 “엄마, TV를 보지 마세요(Mama, Don’t watch TV)”를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개했다. 이들은 유튜브 공식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집, 학교, 병원, 그리고 마을과 많은 생명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푸틴 정권이 ‘테러 정권(terrorist regime)’이며 푸틴과 그의 관료, 장군, 선전가들이 ‘전범(戰犯)’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엄마 여기 나치는 없어요. TV 보지 마세요”는 이번 신곡의 제목이자 후렴구다. 푸시 라이엇은 후렴구를 러시아 징집병의 발언에서 차용했다고 밝혔다. 개전 초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통해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할 것” “우크라이나의 나치주의자, 친나치 성향 인사들을 제거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초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이 “러시아 정부로부터 나치가 있다는 선전을 들었지만 우리가 속았다. 우크라이나에는 파시스트도, 나치도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털어놓은 것을 곡에 사용한 것이다.
신곡의 뮤직비디오에는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장면 등도 담겼다. 24일 공개된 이 뮤직비디오는 발매 후 이틀이 지난 26일 오후 기준 22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모든 러시아인을 대신하여 대단히 감사드린다” “매우 용감한 작품”이라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2011년 결성된 푸시 라이엇은 러시아 대선 운동이 한창 벌어지던 2012년 2월 복면을 한 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정교회 구세주성당 제단에 올라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쫓겨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그룹이다. 당시 리더 마리아 알료히나를 비롯한 멤버 3명이 ‘난동’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이후 마돈나,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 스타 가수들의 구명 요청이 이어지기도 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기 위해 결승전이 열린 경기장에 멤버 4명이 난입해 15일간 구금되는 등 지난 10년간 꾸준히 반체제 운동을 이어왔다.
이들은 이번 성명에서 “크렘린궁은 석유와 가스 판매로 수십억유로를 받고 이 돈은 매일 우크라이나의 피로 바뀐다”며 “러시아 가스와 석유 구매,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무기 및 경찰 탄약 판매를 중단하라”고도 지적했다. 이 외에도 러시아 관리와 정치인들의 서방 은행 계좌와 재산 동결, 푸틴 대통령과 러 국가 선전 요원 등 우크라 대량 학살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를 국제재판소에 세울 것 등도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푸시 라이엇을 제재하기 위해 지난해 밴드 멤버 나데즈다 톨로코니코바를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규정해 ‘간첩 낙인’을 찍기도 했다. ‘외국 대리인’이란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정치적 활동 등을 한다고 정부가 판단한 비정부 기구, 언론, 개인 등을 뜻하며, 활동 상황과 재정 상태를 6개월마다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러시아를 탈출해 유럽 등지를 돌아다니며 순회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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