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발 쏘고도 격추실패…무인기 대응에 문제 없나
[앵커]
결론적으로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했는데, 군은 격추도 못했고 이 가운데 1대는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김용준 기자와 우리 군 대응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일단 북한 무인기 상황이 종료된 건가요?
[기자]
공식적인 상황 종료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북한 무인기 가운데 북으로 복귀한 한 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넉 대는 우리 레이더 탐지에서 사라졌죠.
과거 사례처럼 우리 영토나 영해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촬영 영상을 담은 채 북으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KBS가 확보한 무인기 영상을 보면 군 전투기와 헬기가 무인기를 쫓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격추를 못했다는 건 이해가 안 가네요.
[기자]
격추에 따른 민간 피해를 우려했다는 게 군의 설명인데요.
2m가 채 안되는 소형 무인기를 격추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합니다.
특히 미사일 같은 정밀 유도무기가 아닌 기관포 사격, 그리고 이번 사격은 직접 육안으로 식별한 뒤 쏜 게 아니라 레이더에 잡힌 항적을 보고 쐈다고 하는데요.
정확도가 떨어졌을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 무인기가 넘어왔을 때 마땅한 요격 수단이 없다고 봐야하는 걸까요?
[기자]
군은 민간 피해가 없는 곳에서라면 얼마든지 격추가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선 북한 무인기의 남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해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급선무로 제기됩니다.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즉각 요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거죠.
군의 대응과정에서 추락한 전술통제기 KA-1의 사고 원인도 따져봐야 하는데요.
지난 10월 현무-2C의 낙탄사고에서도 나타났듯 유사시 우리 군의 대응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합참은 이번 대응 조치가 적절했는지 내일(27일) 현장을 찾아 전비태세를 검열할 예정입니다.
[앵커]
군이 처음 무인기 항적을 포착한 이후 언론 보도가 나올 때까지 6시간 이상 보도 자제를 요청했어요.
이건 왜 그렇나요?
[기자]
군이 처음 항적을 포착한 이후 오후 4시 반까지 작전상 이유를 들어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했는데요.
이미 민간에선 민항기 지연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죠.
자칫 더 큰 혼란을 불러오거나 군의 대응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이런 상황들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의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우선 군사적으로 열세인 정찰자산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또,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인데요, 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대의 무인기를 동시에 보내 우리 측에 혼란을 주고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등 다목적 도발 카드로 보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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