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 대박 내던 ‘이것’…하락장 오자 눈물의 청산
미국 250개 SPAC 미래 불투명...청산 늘듯
비상장사 “합병시 기업가치 예전만 못해”
25일(현지시각) SPAC 리서치에 따르면, 올 12월 미국에서 총 70개에 달하는 SPAC이 청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달 SPAC 청산 건수는 지금껏 전체 청산 건수를 앞섰다”면서 “SPAC 거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고, 내년에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면서 빠른 속도로 청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PAC 상장은 코로나 발발 이후인 2020~2021년에 미국 자본 시장에서 붐을 이뤘다. 금융권에서 SPAC을 설립한 뒤 자본을 모아 먼저 기업공개(IPO)를 하고, 이후 비상장사 중 유망한 기업을 합병한다. 지난해는 테슬라 대항마로 유명한 루시드모터스와 동남아의 우버 그랩이 SPAC을 통해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지난 2년간 SPAC을 통해 기업공개를 한 비상장사만 300곳이 넘는다.
미국 SPAC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 해당 기간 내에 피합병법인을 찾지 못하면 청산되는 구조다. 주식 시장 하락과 함께 세율은 더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식 환매에 대해 1% 연방세가 부과되면서 청산을 가속화시켰다”며 “더욱이 내년부터는 자사주 매입에 세금이 붙은 것이 화근이 됐다”고 설명했다.
SPAC 청산에 따른 손실 규모는 향후 몇 달 내에 2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대해 존 차샤스 메튜셀라 자문사 총괄은 “앞서 부를 창출하는 환상적인 수단으로 여겨졌던 SPAC이 독이 든 성배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 시장이 뜨거울 때는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합병할 비상장사를 적극 찾아 나섰지만, 이제는 청산을 통해 투자한 현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비상장사 역시 SPAC을 멀리하고 있다. 우량 비상장사로서는 높은 가격으로 상장이 어려워지자 상장 일정을 보류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PAC 설립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번 분기만 SPAC 설립자들은 약 9억달러 손실을 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행·법률 회사 등에 사전 지급한 돈이다. 마이클 오레게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오늘날 경제 환경이 SPAC을 매력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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