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후 다시 생사기로”…유기견 21마리 안락사 위기

한파 속 산속에서 시바견 한 마리가 이미 얼어 죽은 강아지를 품속에 가둔 채 지키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스타그램 캡처]

산속에서 추위에 떨던 유기견 20여 마리가 구조됐지만, 또다시 안락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6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동구협) 등에 따르면 유기견들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내 학림사 인근에서 구조됐다.

구조 당시 시바견 6마리, 포메라니안 3마리, 스피츠 9마리 등 총 21마리가 추위 속에 웅크려 있었다. 발견 당시 강아지들은 앙상하게 마른 모습이었다.

최초 발견자인 박희준 서울 노원구 동물보호 명예감시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추운 엄동설한에 20여 마리의 강아지들이 단체로 버려졌다”며 “얼어 죽은 토이푸들 강아지를 시바견 한 마리가 지키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져 잠을 못 이루겠다”고 했다.

박씨의 신고로 동구협에 구조된 강아지들은 현재 노원반려동물문화센터 댕댕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안락사를 당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박씨는 “당시 상황으로는 산속에서 얼어 죽는 것보다는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보호소에)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죄를 지은 것 같은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유기동물의 현행 법정 보호기한은 10일이다. 유기견은 보호소 입소 후 10일간의 입양 공고 기간을 거쳐 새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대기 후 대부분 안락사 수순을 밟는다.